나는 사랑이 많은 사람은 아닌지라, 가끔은 엄마의 역할이, 아내의 역할이 좀 버거운 날이 있다.
그 역할을 8년 정도 하다 보니, 이제는 익숙해진 줄 알았는데 여전히 어렵다.
엄마가 되기 이전에는 아내가 되기 이전에는 그 역할에 대한 무게를 몰랐다.
(물론 남편의 역할이, 아이의 역할이 그들에게는 또 다른 무게 이겠지만)
직장생활도 해보고 전업주부도 해봐서 각자의 역할이 어려운 일임을 알지만,
너무도 당연해지는 주부의 역할들이 나에게는 무거움이었던 것 같다.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며 집안을 돌보고, 아이들을 챙기고, 남편도 챙기고, 식사를 책임지고.
사실 개인 시간도 많은 역할이다 보니 불평을 하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아무리 감정노동을 한다지만, 우리 가족에 대한 감정노동일뿐 아무렴 타인에 대한 감정노동보다는 조금 덜 힘든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떤 날은 그저 내가 힘든 날은
그 당연한 일들이 조금은 어려울 때가 있다.
그래서 때로는 그렇게 생각한다.
사랑에 당연한 것은 없음을 누군가 알아주기를.
엄마의 역할이, 아내의 역할이 어쩌면 나를 드러내지 않으며 마음을 다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