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아파트 헬스장에서 운동을 마치고 집까지 산책을 하며 걸어가는 중이었다. 헬스장에서 우리 집까지 좀 더 빨리 갈 수 있는 길이 있음에도 빙- 돌아 중앙 놀이터가 있는 길로 돌아갔다.
이유는 하나였다. 그네가 타고 싶었다.
오전엔 생각보다 그 자리가 비어있지만은 않다.
어떤 날에는 아이를 등원시키고 오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나와 같은 엄마들이, 어떤 날에는 지나가던 청년들이, 그리고 어떤 날에는 어르신이 그네를 타고 있는 모습도 본 적이 있다.
다들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나는 종종 그네를 탄다. -물론 아이들이 없는 시간대에- 예전 살던 동네에서는 산책로에 있던 그네를, 지금은 아파트 놀이터에 있는 그네를. 배경이 예쁘면 더 좋겠지만, 사실 장소는 크게 중요하지는 않다.
그저 그네를 타는 일이 좋았다.
출산 이후 고소공포증이 생겨 놀이기구도 못 타는 내가, 그네는 재미있게 탄다.
붕 뜨며 위로 올라갈 때에 하늘과 가까워짐이 좋고, 아래로 내려올 때에 나에게 느껴지는 선선한 바람이 좋다. 그네를 탈 때면, 고민이 사라지고 울적한 마음이 있을 땐 기분이 조금 나아진다.
그리고 사실 그네를 탈 때만큼은 아무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 점이 가장 좋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 지금 고민거리가 있거나 아무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면, 나의 방법을 추천해보고 싶다. 근처에 있는 놀이터에서 그네를 한번 타보는 게 어떻겠냐고.
나 또한 아무 생각을 하고 싶지 않을 때 종종 그네를 타곤 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