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길 더 잘 아시니
비가 내리는 새벽이었다.
잠시 잠을 깼다가 창가에 비가 내리는 모습을 보고 문득 생각이 들었다.
새벽예배에 가야겠다.
사실 어제저녁부터 마음이 좀 안 좋았다.
약을 빼고 먹고 난 뒤, 괜찮아진 줄 알았는데 약을 먹은 이후 요즘의 나라면 넘어갈 일들에 대해 예민하게 아이들과 남편을 대했다.
그래서 아이들에겐 나쁜 엄마인 것 같아, 남편에겐 부족한 아내인 것 같아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시금 계속되는 약간의 불안과 예민.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이 끝없는 상황들에 조금은 지쳐있었다.
오늘의 말씀은 요셉의 이야기였다. 요셉의 입장에서는 비참하게 느껴지는 상황 들일지라도 결국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있다는 말씀이었다.
나를 향한 말씀 같았다.
그리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오늘의 설교와 같이 주님의 섭리를 바라볼 수 있는 믿음의 눈을 허락해 주세요. 믿음 약한 나를, 마음이 약한 나를 붙들어 주세요. 주님 마음 허락하셔서 사랑의 마음을 더하여 주세요.
그렇게 기도를 했다.
예배를 마치고 가는 길이었다.
여전히 비가 내렸다.
집에 가는 길에 횡단보도가 내 앞에서 파란불이 되고 지나가는 길에 내가 좋아하는 꽃들을 만났다. 그리고 투두둑 빗소리가 들렸다. 다 내가 좋아하는 소리와 모습들이었다.
하나님이 나에게 힘을 내라고 하시는 것 같았다.
비가 오는 날이면 좋은 일이 생길 거라 여겼던 초등학교시절이 떠올랐다. 오늘은 좋은 일이 생기길 바라며 기도하며 집으로 계속해서 걸어갔다.
오늘 설교말씀을 되뇌며 걷는데 문득 요셉이야기 영화가 떠오르며 내길 더 잘 아시니 찬양이 떠올랐다.
길을 안다고 그렇게 생각했죠. 다 이해할 순 없지만 그 길을 따랐죠. 하지만 이곳 절망의 창살 안에 주 내 맘의 문을 열 때 진실을 깨닫죠
주는 다 아시죠 나의 길을
내 삶을 다 맡깁니다 내 길 더 잘 아시니
해답도 모르는 시험문제처럼 주님의 뜻을 찾지만 다 알 수 없었죠. 시련의 세월이 내게 준 한 가지 다 이해하진 못 해도 주 신뢰하는 것
내 주님 다 아시죠. 나의 길을 내 삶을 다 맡깁니다. 내 길 더 잘 아시니
하늘 나는 새를 바라볼 때 그렇게 나도 날 수 있을 거야. 수많은 날개 펼 수 있도록 나를 이끄소서 가르치소서
내주는 다 아시죠. 나의 길을. 내 삶을 다 맡깁니다
나 비록 알지 못 하나. 주님 더 잘 아시니
비록 알지 못하나. 주님 더 잘 아시니.
지금 순간들이 나에게 조금 힘겨운 시간일지라도.
주님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시니. 오늘도 하루를 맡기며 살아간다.
오늘 하루의 살아갈 은혜를 얻고 그렇게 토도독 빗소리와 함께 새벽예배를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