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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 위고비 맞고 있어".

아이 러브 위고비

by 이쁜이 아빠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땐, 신기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평소 '살이 빠졌네'라고 하면, "그냥 좀 줄였어요"라며 어색하게 웃던 사람들이
이젠 당당하게 말한다.
"응, 위고비 덕이야. 살맛 나."

위고비(Wegovy). 이름부터 사랑스럽다.
'I Love You'처럼 입에 붙는 소리,
그래서일까, 이제는 위고비 맞는 것도, 주식하는 것도, 마치 일상처럼 흔해졌다.

하지만 편안한 체중 감량 뒤에는 또 다른 고통이 숨어 있다.
메스꺼움, 식욕 억제로 인한 우울감, 위장 장애,
때로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의 부작용들.
그러면서도 주사를 들고 병원을 향하는 그들.

"나는 지금 내 몸과 삶을 위해 감내 중이야."

그들의 뒷모습은 조용하지만 묵직하다.
그 선택을 나는 응원한다.
왜냐하면,
그건 단순히 살을 빼려는 욕망이 아니라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 중 하나이니까.

당신이 생각하는 비만의 기준은?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 '조금 통통한 사람'을 '관리 안 하는 사람'으로 봤을까?

미국은 BMI 30 이상을 비만이라 하지만
한국은 25만 넘어도 비만이다.
그리고 현실은 이렇다:

미국: 건강 중심 기준
한국: 외모 중심 기준

체형과 체질이 다른데도 기준은 하나로 고정되어 있다.
게다가 연령도 반영되지 않는다.
20대와 60대의 몸무게 차이를 같은 잣대로 평가한다는 건,
솔직히 억지 아닐까?

위고비의 주가 이야기

한때 “위고비는 혁신이다”라는 소문과 함께
노보 노디스크의 주가는 급등했다.
마치 이 약이 인류의 모든 고민을 해결해 줄 것처럼.

그 시점에 난,
"이런 변화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야"라며
소소하게 투자를 했고,
조금의 수익도 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값진 건,
이 변화의 흐름을 몸이 아닌 마음으로 먼저 이해했다는 것.

나는 당신의 선택을 응원해요

우리는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나를 지키고’, ‘나를 바꾸고’, ‘나를 사랑하는’ 중이다.
어떤 이는 운동으로,
어떤 이는 식단으로,
그리고 또 어떤 이는 위고비라는 선택을 통해.

그 모든 선택을 나는 존중한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조금은 불편하고, 조금은 외롭고,
그래서 더 단단하니까.

아이 러브 위고비.
그 말은,
"나는 나를 사랑해"라는 또 다른 표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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