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명문가 집안
나는 우리 집을 이렇게 부른다.
“대한민국이 인정한 진정한 흙수저, 병역명문가 집안”
돈이 많았던 것도 아니고, 빽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저 성실하게 살아온 것밖에 자랑거리가 없는 집.
그 자랑거리는 딱 하나,
아버지, 나, 그리고 아들. 3대가 모두 현역 군 복무를 마친 집이라는 사실이다.(물론 형과 조카포함)
친구들은 농담처럼 말한다.
“야, 너네 집안은 군사문화유산이네.”
나는 웃지만, 속으론 ‘유산 맞네, 근데 물려준 건 의무뿐이야’라고 생각한다.
뉴스에선 가끔 들린다.
누구는 광주, 누구는 동학, 누구는 무슨 사건으로 보상받는다고.
물론 그분들 고생했지, 아픔도 있었을 거다.
근데 그럴 때마다 문득 든다.
‘그럼 3대가 나라 지킨 집안은 뭐가 돌아와야 정상 아닌가?’
우리 집은 빚 없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생각으로 살아왔다.
국가를 원망할 줄도 몰랐다.
그런데 나이 먹고 보니, 세상은 성실함을 상 주는 데 인색하고,
오히려 ‘드라마틱한 사연’에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간다.
그래도,
3대가 모여 군대 얘기하면 맥주한잔 시원하게기울이는 우리 집 남자들의 얼굴엔
부끄러움이 없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보상금 대신 군마트 이용카드 한 장뿐이어도,
우린 나라에 의무를 다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하지만 가끔은 문득 이런 생각이 스친다.
“성실하게 살아온 대가가 왜 이렇게 초라해야 할까.”
그 질문은 대답 없이 마음속에만 남는다.
그리고 그게, 아마 우리 집이 품고 사는
가장 오래된 상처일 것이다.
3대가 현역복무한 우리 집에겐 군마트 이용카드와 기념패 한 장.
나는 오늘 생각한다..
오늘 광복절이라고 태극기 열심히 휘날린 분들 중
군대 현역으로 복무한... 몇%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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