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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스카 Dec 07. 2018

속을 토해내는 밤

파랗게 멍든 시간들.19

삶에서 선택보다 포기의 순간이 다가오는 때가 너무 많고, 그런 순간마다 나는 놓는게 많다. 그래서 포기가 쉽다. 이런 상황에 대한 적응이 빨라서 그냥 수용하는 때가 워낙에 자주 온다. 그래 이게 착한척 하는걸까. 생각이 많아져서 복잡해지고 머리만 지끈거린다. 아침이 오는건 싫지만 불면에 지치기도 한다. 습관이 되어버린 걸까. 애초에 열등감이 많은 놈이라서 남보다 부족하다 여기고 더욱 위로 올라가고자 나를 몰아부치는 편이다. 그런데 이게 나를 만들었음에도 너무 고갈 되어버린다. 지금처럼 모든걸 놓고 싶을 때가 자주 찾아와버리는걸.

맞아 불쌍한 티 내는것. 아무렇지 않은 척 버티는 내가 힘든게 왜 힘든척이 되어버렸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나는 그냥 사랑받고 싶었을 뿐이고, 사람과 이어져 있을때 나의 것들을 나눠 줌으로써 만족을 느낄 뿐인데. 무시받고, 멸시당하고, 원치 않는 상황들이 찾아와서 나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것마저 이겨내야 이해받을 수 있는걸까. 그러면 버팀 없이 무너져 버린 나는 어린앤가. 맞아. 어린애 맞아. 나는 내가 어른이라고 생각한 적 한번도 없고, 그냥 많은 상황속에서 내가 어찌 해야 될지 해결법만 찾았을 뿐이야. 편의점 도시락 하나, 4500원. 그 돈 하나 쓰고 배부를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해도 되는 삶인데 왜 더 많은 것들을 바라고 나를 무너지게 하는걸까.

나도 동생들, 가족들, 친구들 맛있는거 다 사주고 싶고, 돈 많이 벌어서 좋은 선물 부모님 드리고 싶어. 내가 힘들때 나에게 베풀어준 모든 이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이런 마음가짐 하나로 행복할 수 있는데 자꾸만 불안속으로 들어가버린다. 인정받고, 위로받고, 행복하고, 사랑받고 싶을 뿐인데. 사랑하고 싶을뿐인데. 나를 사랑하고 싶을 뿐인데. 그렇게 행복하고 싶을 뿐인데 

혼자 있는 방안을 정리하면 더 허할까봐 어질러 두고 있는 생활의 반복. 무엇이라도 가득 채워두고 싶어서 자꾸만 무언가를 집안에 들인다. 밥 안먹어도 누군가 밥 먹었냐는 말에 그냥 대충 먹었다며 둘러대고, 기대받는게 부담이 되서 나를 자꾸만 하대하고 있다. 직장에 들어가고 일을 하고 돈 많이 벌어서 성공한다 한들 나에게 남는것은 무엇일까. 도로위가 복잡해 집에 가는길이 늦으면 차라리 사람 북적이는 지하철에 꽉 끼여 사람 온기라도 느끼면서 집에 가는게 훨씬 나아. 사람하나 남지 않는 나의 삶에 도대체 무엇을 느껴야 내가 행복할까.

버려진 사랑은 거짓이 되었고, 나의 사고회로는 망가진지 오래인데다 눈 감고 귀 막고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게 차라리 편하다 하지만 외로워지는건 어쩔 수 없어. 멀리 보고 목표를 높게 가지라는 말에 나는 도데체 어디까지가 멀리 보는거고 어디까지가 높은 목표인지 알 수 없다. 눈앞에 보이지 않는 당장에 공감조차 되지않는 아득한 것들이 어떤 도움인데. 

난 지금 행복한데 왜, 왜 이렇게 외로울까. 알수 없는 것들이 가득한 이곳에서 위로 받고 싶을 뿐인 내가 이해받지 못하는건 나의 잘못일까. 기준 없는 목표에 대한 아득함이 나를 단절시켜간다.  내가 만드는 서러움일 뿐이라며 또 다시 나의 아픔에 척을 둔다. 이 밤이 그저 무섭다. 이젠 무엇이 나인지 잊어간다. 점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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