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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스카 Dec 27. 2018

창작의 삶

파랗게 멍든 시간들.28

아이디어를 계속해서 생각해내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의 노하우를 듣다 보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무조건 많이 읽고 보고 듣고 배우라는 것. 시간이 흘러 책 속의 주인공 이름이 기억이 안 나고, 그 당시 들었던 너무 좋았던 노래의 제목이 기억이 안 나도 그 모든 것들은 나라는 사람 한가운데 ‘기록’된다. 일을 하다가 어떤 단어를 만나는 순간 그 '기록'이 갑자기 짜잔 하고 나타나서 나의 어떤 부분을 찌릿하게 하는 것이다.

모든것은 경험으로 나의 생활 모든 부분에 묻곤 한다. 기억에서 본능적인 무언가가 되어버리는 것. 영감이라는건 그렇게 크게 생각할 부분이 아니다. 그냥 나의 작업에 있어서 영향을 주는 것들. 즉, 나의 경험중에서 모티브가 되는 것을 뜻한다. 어느 노래의 가사의 한 구절이나 영화의 대사. 영화속 메세지나 누군가와의 만남같은 것들. 이제는 이름도 생각나지 않는 그들과의 흐릿한 대화중 인상 깊던 한 부분이 큰 영향이 될 수 있을테고 소중한 친구라는 존재 그 자체가 영감으로 다가 올 수 있는거다.

그러다보니 경험이 많은 사람들과 적은 사람에게 있어서 차이가 나는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시야가 넓어지고 남들은 알아채지 못하는 부분마저 디테일 하게 바라볼 수 있지 않은가. 경험치라고 하지. 아버지께 참 감사한 부분은 내가 어릴적 국내 곳곳에 데리고 다니시며 여행을 했다는 것. 거기서 내가 얻고 배운것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책을 참 많이 사주셨다는 부분에 있어서 정말 감사하다. 나의 세계가 넓어지는 과정이니까.

어찌되었든 저 모든 것들은 기억속에서 언젠가는 흐려지고 몸에 베어 있는 향기로써 흐르게 된다는 걸 알고 있다. 다양한 향들이 뭉쳐 새로운 향이 되고 그렇게 한송의 꽃으로 피어나고 싶다. 나의 삶이 누군가가 바라 보았을때 어여쁜 꽃으로 피어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기에 오늘도 열심히 살고자 한다. 지금을 살고자 한다. 나의 작은 부분들이 하나하나 줄기가 되고, 살기위해 요동치는 것. 삶이라는 격동 속에서 지치지 않고 버텨내는 것.

그러니 중요한 것은 이것이었다. 일상에 매몰되지 않는 것, 의식의 끈을 놓지 않는 것, 항상 깨어 있는 것, 내가 나의 주인이 되는 것, 부단한 성실성으로 순간순간에 임하는 것, 내일을 기대하지 않는 것, 오직 지금만을 살아가는 것, 오직 이곳만을 살아가는 것, 쉬이 좌절하지 않는 것, 희망을 가지지 않는 것, 피할 수 없다면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일상에서 도피하지 않는 것, 일상을 살아나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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