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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스카 Jan 15. 2019

파랗게 멍든 시간들.34

사실 현재 제일 고민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있는데 ‘사람마다 결이 비슷한 사람과 어울려야 한다.’ 라는 의제가 바로 그것이다. 내가 아닌 사람들은 그 결이라는 것을 어떤 부분으로 한정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만 나의 경우는 취향이 아닌 그 외의 모든 것을 포함 한다. 가치관, 성격, 집안 분위기 등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것들과 자라며 형성 되는 기질들로 본다.

나는 결이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린다’ 라고 생각하며 ‘어울려야만 한다’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는건 흥미로운 일이지 그 이상이 되면 단순 골칫덩어리로 자리잡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리고 그런 인연은 기간이 얼마가 되던 결국엔 끝나기 마련이더라.

결, 혹은 뉘앙스? 다르게 말하면 섬세함의 정도? 결국 섬세함도 결의 일종이라서 그게 그 말인거 같긴 하다. 어쨌든 나와 비슷한 이들의 접근에는 몸을 내맡기자마자 ‘우리’라는 관계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다정하면서도 합리적인 말로 표현하고 싶어진다. 우리 여기서 멈춰요. 난 우리의 우정에 너무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그걸 망쳐 버리기 싫어요. 확신컨대 그렇게 하는 게 더 좋아요. 등등. 그런 식으로. 그게 다 그의 행복을 위한 거라면서 애쓰는 나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이들이 안쓰럽지만. 그래. 그러는 게 좋은걸요. 그리고 나와 결이 비슷한 사람이라면 그럴거라고 믿어요.

가끔 나에게 관계는 파도와 같다고 생각하곤 한다. 때때로 낯가림이 심해 새로운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지 못한다. 그러다가도 시간과 상관없이 친해지는 경우도 있다. 많은 파도가 스쳐 지나간다. 모든 파도를 맞이할 수 없는 것처럼, 수많은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속에서 서로를 온전히 믿어주는 관계. 그런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 그리고 그 경우의 대다수는 결의 방향이 비슷했는걸.

어쨌든 애쓰며 살아갔고, 사람들과 함께하는 생활속에 군데 군데 행복이 묻어났을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모르는 거겠지만. 마음은 요동치지만 표하지 않고 진득하게 견뎌내는 법을 배웠고, 속앓이가 심해질 때면 울거나, 먹거나, 떠나고, 떠나보냈다. 그리고 느낀건 어쨌든 결이라는건 중요하다는 것. 이제부터 노력하고자 하는 건, 결의 방향성이 달라 떠나 보낸 이들에 대해 후회하고, 미련갖지 않기. 옳다고 믿은 것들에 너무 의지하지 않기. 어떤일이 있어도 쓸모없는 존재라는 생각 말기. 사랑받는 것에 애쓰지 않기. 사랑받는다면 감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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