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옷에서 좀벌레가 나왔다고 털어달라고 하던 큰 아이의 놀란 소리도,
옷들을 잔뜩 꺼내놓고 고민했던 흔적으로 가득한 작은 아이의 방도,
아이들을 각자 학교에 데려다주고 온 뒤의 풍경은 고요하기만 하다.
구불한 곱슬머리를 펴기 위해 큰 아이가 욕실에 머무르는 시간이 제법 길어지고,
작은 아이 또한 눈두덩이의 부기와 브이(V) 라인에 신경을 쓰느라,
등교시간은 조금씩 늦어지고 있다.
주말 동안 각자의 방에만 있어도 그득했던, 그들만의 공기도 모두 빠져나갔다.
월요일이 시작되었다.
홀로 집을 지키는 혼자만의 시간이다.
중년이 되자, 미묘하게 바뀌고 있는 남편과의 관계에 감사하게 된다.
아이들은 집에 머물러 있고, 남편과 둘이 고성(古城)으로 향한다.
산은 가을로 물들고 있었다.
이름 모르는 빨갛고 새까만 열매들과
들려오는 앙증맞은 산에 사는 새소리.
그 새는 분명 작고 귀여운 새일 것 같다.
촘촘한 너도밤나무 숲으로 햇볕은 겨우 한 줄기 빛을 뿌려준다.
눅눅하지만, 아늑하고 평온하다.
평일의 비까지 더해, 땅은 더욱 축축하고,
누레진 이파리들이 산길을 덮고 있다. 그리고 버섯들이 올라왔다.
산 아래 마을 사람들은 바구니를 들고 와, 버섯을 딴다.
몇 년 전에 나도 친구를 따라간 적이 있었다.
그녀와 아이들은 바구니를 금방 수북이 채워 나갔다.
가끔 재래시장과 산속 마을의 길목에서 파는 버섯을 사고 싶지만,
혹시나 잘못될까, 용기가 나지 않는다.
나도 버섯 몇 종류를 알고 있다면, 참 좋았을 텐데…
느지막이 주말의 아침이 시작된다.
모두들 평일의 피곤함을 늦잠으로 채우려 게으름을 부린다. 하지만, 어김없이 주말에도 세 끼의 식사는 하고야 만다. 남편과 아이들의 주말도 각자의 시간대로 빨리 흘러간다.
그들의 월요일은 다시 긴장되고, 많거나 적은 스트레스를 받고, 또 얼마만큼의 활력도 느낄 것이다.
나는 주말 동안 쌓인 먼지를 좀 더 부지런히 닦아내야 한다.
다소 외롭고 다소 고즈넉하다.
하지만, 홀로 뭔가를 채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짐에, 감사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