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Jane Anne
Aug 14. 2021
저는 백조가 되었습니다.
원하는 곳으로 하늘을 높이 날아갈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면서
저는 조금씩 행복해졌습니다.
마음껏 웃을 수 있게 되었고,
아름다운 것들에 감동할 수 있었습니다.
새로 만난 이들은 저를 칭찬해 주었습니다.
마음이 살아나고,
표정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저의 어린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괜찮아졌다고 생각했는데, 가끔 불쑥불쑥 튀어나와 저를 참 보잘것없게 만들어버렸습니다.
혼자서 이렇게 잘 살아도 될까? 하는 미안함이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그들도 서로를 사랑하며 잘 살고 있을 거라며 마음을 달래 보았습니다.
긴 세월이 흘렀으니까요.
그들을 만나러 가 보기로 하였습니다.
물론 작지만 커다란 용기가 필요했습니다.
사실 저는 오래전 그들이,
가족이 내내 그리웠습니다.
가는 동안 설레는 마음이 하늘을 둥둥 떠다녔습니다.
어릴 적 보았던 하늘이 가까워졌습니다.
저의 옛날 오리 가족들이 보였습니다.
엄마, 누나들, 형들...
그들은 작은 진흙 구덩이에서 놀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반가웠습니다.
그들도 반가워해 주었습니다.
처음 얼마 동안만이지만요.
그들은 여전히
서로를 미워하고,
서로를 헐뜯고,
저를 부러워하면서도
칭찬보다는 질투로 깎아내렸습니다.
저는 다시 마음이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또 길을 떠났습니다...
하늘을 여행하였습니다.
맑은 공기, 아름다운 구름, 멋진 산
그리고 내려다보는 모든 풍경이 아름다웠습니다.
그들은 모를 겁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이 있다는 것을요.
저는 그리움을 안고 삽니다.
백조가 되었지만, 제 가족은 여전히 엄마 오리와 형들과 누나들입니다.
하지만 어릴 적 그 장소에
그들과 다시 만나면,
그때가 과거인지
현재인지
아니면 미래인지 구분이 되질 않습니다.
저는 어느새 미운 오리 새끼가 되어 있었으니까요.
그들을 잊어버릴 수는 없었습니다.
하늘을 날다 고향을 지나갈 때면
다시 찾아갑니다.
찾아가는 마음은 여전히 설렙니다.
이제 저는
먼저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어색해하면서도
그래도 좋아합니다.
그리고 또,
길은 떠나게 되어 있습니다.
떠나는 길은 늘 힘이 듭니다.
마음이 아파오기 시작하니까요.
저도 왜 그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언젠가
세월이 조금 더 지나,
엄마 오리가 저에게 말해주었습니다.
"사랑한다!"라고요.
저는 매우 기뻤습니다.
제가 백조가 되었을 때 보다요.
하지만 저는 압니다.
그들이 변하지 않을 거라는 걸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미운 오리 새끼였던 그때를 지워버릴 수도
없다는 것을요.
아주 가끔
그들이 저로 인해 한 번씩 웃을 수 있다면
저는 그저,
아니 정말로 좋겠습니다
저는,
아름다운 백조입니다.
( 덧붙이는 말 )
미운 아기 오리는 여러 고난을 거친 뒤,
백조가 되었습니다.
아름다운 백조의 삶은 무척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백조의 가족은 여전히 오리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조가 된 미운 아기 오리는 행복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원래의 가족에 대한 마음이 자리 잡고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감정이 얽혀있는 가족들과의 관계는 비록 힘이 들더라도 백조가 외면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개인적인 성장과 함께 깊은 내면적인 성장도 같이 이루었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세월이 흘려도 주변 환경은 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백조가 상처를 회복하고,
그들에게 먼저 마음을 열어주는 것이
백조를 더욱 아름답게 해 주었을 거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