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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 Aug 11. 2021

하루에 한 번, 스타벅스

출근을 하지 않아도 하루동안 꼭 해야하는 일이 있다. 아무리 게으르고 뒹굴거려도 스스로 하자고 꼭 다짐하는 일, 시키지 않아도 하는 일이 바로 이 브런치에 기록을 하는 일이다. 

일을 하지 않는 시간동안 기록을 하지 않으면 잔잔한 일상이 계속되기 때문에 아무것도 한 것 없이 그저 지나가는 하루하루로 느껴진다. 아침에 일어나 엄마와 2시간 가량 걷기 운동을 하고, 짬내서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친구들도 만나고, 사진집을 만들기 위한 원고를 쓰기도 하고 내가 지나온 길을 정리하기도 하는데 이 모든 것이 기록으로 남지 않으면 기억에서 사라지가 쉽기 때문에 이렇게 기록을 하려고 한다. 

사실, 이렇게 기록을 해야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다. 무엇인가를 시작하기 전에 스스로 하게 되는 꾸준한 의식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아무도 읽지 않아도, 누군가 보든 안보든 나 스스로 꾸준히 써내려가는 기록이 나에겐 하루를 지탱하는 힘이 된다.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스타벅스가 있는 건 신의 한수다. 친구가 보내준 기프트 카드로 지난 일주일 열심히 마시며 글을 쓰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했다. 오늘은 부족한 원고를 다듬고, 원고와 어울릴만한 사진을 고를 예정이다. 하루에 많은 걸 요구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해야하는 만큼은 꼭 해내고 나에게 자유를 부여하기로 한다. 

오후 4시 18분, 나의 하루가 비로소 시작된 기분이다. 스타벅스로 출근하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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