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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 Oct 19. 2021

슬픔만이 아니라 기쁨도 기록하기

인간이 가장 단순해지고 행복해지는 순간은 '몰입'하는 순간이라고 했나. 오늘은 엄청 바빴던 하루였다. 정신없이 요청 업무가 계속 들어왔고, 나는 나에게 들어오는 일을 분주히 처내느라 바빴다. 그러다가 하루가 지나갔다. 그렇다고 힘들기만 했나? 아니다. 힘들기도 했지만 뿌듯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앞으로 나의 목표는 업무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집으로 돌아와 그 이후에 시간을 어떻게 보내도 죄책감 느끼지 않고 정말 '쉼'이라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 일하자고. 일도 대충 노는 것도 대충이 아니라 일을 열심히 하고 짐으로 돌아와 나에게 충분한 쉼을 주자는 것이다. 자기 계발을 하든 티비를 보든, 그날의 성취를 회사 안에서 이루자는 것이었다. 

오늘의 나는 주어진 일을 잘 해내려고 노력했고, 잊지 않으려 열심히 기록했고, 잘 마쳤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오니 어젯밤 잠시 틀었다 껐던 보일러 덕분에 따뜻한 공기가 날 맞이해줬다. 추운 바람을 쐬다가 따뜻한 온돌 바닥을 딛고 옷을 갈아입고, 씻고, 간식을 먹으며 오늘 읽고 싶었던 '오늘의 모험, 내일의 댄스'란느 책을 읽다가 오늘 지금 이 기분을 잊고 싶지 않아 기록한다. 

삶의 모든 순간들이 즐거웠으면 좋겠지만, 그냥 제발 평탄했으면 좋겠지만 늘 그렇지만은 않다. 다만,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잠시 멈춰서 마음과 생각을 비워내기를 반복하다보면 마음을 다르게 먹을 수 있는 '여유'라는 것이 생기기 마련이다. 물론, 오늘 이렇게 또 잠시 즐거웠다 내일 다시 또 절망을 맞이할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앞으로 나의 목표 하나 더, 내일의 일은 내일 생각하는 것이다. 

오늘 하루 열심히 잘 살았고 집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책을 읽는 기쁨과, 동료들과도 점점 더 가까워져 편안해지고 있음을 느꼈던 오늘을 곱씹으며. 만족스러운 하루를 스우파와 함께 기분 좋게 마무리할 때까지 이 기분을 즐길 거다. 

그리고, 어제 오랜만에 멘토님과 통화를 했다. "회사에서 일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을 배워.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져봐. 뭘 원하는지 알면 더 잘 도와줄 수 있고 돕고 싶어 져. 어떻게 이곳까지 왔는지 그 삶을 궁금해하고 관심을 가져봐."라고 말씀을 건네셨다. 

늘 주어진 일을 잘 해내려고 긴장감 속에 나를 두었는데, 어제 그 통화 이후로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가 인사도 건네고 농담도 하고 함께 밥도 먹었다. 일도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함께 하는 동료들을 향한 관심을 가져라는 멘토의 말을 깊이 새기고 남은 두 달의 생활도 잘 마무리하고 싶다. 떠날 때에는 서로 웃으며 또 떠나고, 나 또한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도록. 

삶의 길목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살아가는 것을 느끼는 요즘, 불평불만할 요소들도 곳곳에 숨어있지만 그래도 오늘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기쁨을 기록하고 싶다. 내일도 이 마음이 지속되어 회사에서 즐겁게 일하고 집으로 돌아와 즐겁게 기록을 남기는 하루가 되길 바라며, 이만 다시 책 읽으러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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