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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o Nov 14. 2021

쓰는 이유

알고 써야지 

최근에 좋아하는 에디터의 글을 읽었다. 자기가 글을 쓰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써놓은 글인데 아마 대부분의 쓰는 사람이 공감할 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머릿속에 흐트러져있던 생각들, 내 생각을 알고 싶을 때 글로 써내려 가다 보면 그 생각들이 하나씩 정리가 되고, 선명해지기 때문에 쓴다'는 이야기였다.  

나도 그렇다. 기분이 좋을 때, 슬플 때, 힘들 때, 화가 날 때. 언제든지 글로 써내려 가다 보면 '내가 왜 그런 기분을 느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발견하기도 한다. 발견을 못해도 괜찮다. 쓰는 것만으로도 그냥 속이 시원해진다고 해야 할까. 그러다 보면 마음이 개운해지기도 하고 꼬인 실타래가 풀리는 듯한 기분이다. 

(번외)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데 맞은편 테이블에 아빠와 딸로 보이는 부녀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다가 딸이 갑자기 아빠에게 달려가 아빠 목에 매달리게끔 안아주는 게 아닌가, 아 따뜻한 풍경이다.  엄마가 잠시 볼일을 보러 간 사이에 아빠랑 둘이 데이트를 하는 걸까? 아니면 오랜만에 만난 사이일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그냥 그 풍경이 따뜻해져 잠시 슬쩔슬쩍 훔쳐봤다. 집에 있다가 맑은 하늘을 따라 나왔는데 잘했다 싶다. 이렇게 생생한 따뜻한 풍경을 다 보고 말이야:) 

어쨌든 오늘도 나는 자연스럽게 브런치를 열어서 이렇게 생각에 떠오로는 것들을 쓰면서 카페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제 산 예쁜 새 가방을 들고 집 앞 마실을 나오듯이 그냥 마을버스를 타고 온 스타벅스. 정면이 뻥 뚫려있어서 답답하지 도 않고, 해가 지는 풍경도 볼 수 있을까? 

나를 이렇게 집 밖으로 나오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가 볕이 들지 않는 집이라 답답해서이기도 한데, 처음 구하는 자취집이라 제한이 많았다. 다음에 구할 때는 조금 더 꼼꼼하고 부지런히 다니면서 볕이 드는 공간을 찾아가고 싶다. 그래서 그냥 하루 종일 창밖을 보면서 글을 쓰고 책을 읽을 수 있는 내 공간이 이 서울 땅덩어리에 어디 한 곳은 있었으면 좋겠다. 

(번외)

처음으로 논픽션 브랜드에서 나온 핸드크림을 내 돈 주고 사봤다. 21,000원짜리 핸드크림은 처음 써보는데 바르고 나서의 잔향이 너무 좋고 손도 보들보들하고. 무엇보다 키보드를 칠 때 마당 올라오는 향이 마스크를 뚫고 올라온다. 손을 씻고 나서도 그 잔향이 남을 만큼 흡수력이 좋기도 하고. 향에 민감한 나인데, 브랜드 스토리가 마음에 들어 처음 사본 약간은 비싼 이 핸드크림이 오늘 하루의 행복을 더해준다. 역시, 소비는 기쁭이야. 

글쓰기는 기쁨이라고 끝나야 하는데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하루. 헤헤 그래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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