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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슬로 조깅을 시작했습니다

-억울해서 시작한 일

by 최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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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억울한 일 중 하나가 별로 많이 먹지도 않는데 살이 찌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 요즘 몹시 억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식사량은 비슷한데 몸무게가 2kg나 늘었거든요.ㅠ.ㅠ 원래도 그다지 날씬한 체형이 아닌데, 이 와중에 2kg 증량이라니... 충격을 받은 저는 '도대체 왜 살이 쪘을까?'를 곰곰이 되짚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일이 겹치고 마감이 촉박해 스트레스를 받은 것, 그래서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한 것이 살을 찌운 요인은 아니었을까?' 뭐, 영향이 없진 않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운동량이나 식사량은 별로 바뀌지 않았던 터라, 전 과감하게 새로운 운동을 시작해 보기로 했습니다. 우리 몸은 항상성이 적용되기 때문에 늘 똑같은 행동이 반복되면 거기에 적응을 해버린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행동 패턴을 좀 바꿔보기로 한 거죠. 마침 인스타에서 어떤 분이 '슬로조깅 30분씩, 1주일만 해도 2kg는 빠진다', 이런 얘길 하시길래, 저도 슬로조깅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KakaoTalk_20250921_135252872.jpg 러닝화를 신고 동네 한 바퀴. 슬로 조깅으로 그날의 컨디션에 맞게 3~5km 정도를 뛰어주는데, 기분이 상쾌하고 성취감도 '짱'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운동복을 챙겨 입고 러닝화를 신고서 집을 나서는 건 생각보다 쉬웠습니다. 남편이 매일 6시 20분이면 출근을 하기 때문에 제 기상 시간도 평일엔 늘 6시로 정해져 있거든요. 남편을 배웅하고 집을 나서는 시간이 6시 25분. 5분 정도 워밍업 삼아 보폭을 크게 해서 걸어준 후, 6시 30분부터 달리기 시작합니다. 슬로 조깅이기 때문에 속도는 높이지 않았어요. 걷기보다 아주 조금 빠른 정도죠. 대신 멈춤 없이 계속 몸을 움직여 줬어요. 하루는 오른쪽, 하루는 왼쪽으로 노선과 코스를 달리해 뛰어줬고요. 뛴 거리는 3~5km 사이인데, 느리게 달려도 30분을 뛰면 땀이 흐릅니다. 마지막엔 집 앞 공원에 있는 달리기용 트랙을 2~3바퀴 정도 돈 후 스트레칭을 해주었어요. 그래야 근육통에 시달리지 않거든요. 이렇게 일주일 가까이 뛰어주니 살이 살짝 빠지긴 하더군요. 0.5kg 정도의 아주 미미한 수치지만 몸무게에 변화가 찾아오긴 했어요. 하지만 이 정도에 만족할 순 없는 일. 2kg 감량을 위해 계속 뛰어주기로 결심했습니다.




아침 슬로 조깅은 저에게 여러모로 긍정적 영향을 줬어요. 일단 아침 일찍 달리니 공기가 다르더라고요. 맑고 깨끗한 공기, 상쾌한 기분, 왠지 모를 성취감, 이 모든 걸 만끽할 수 있다는 게 아침 슬로 조깅의 가장 큰 장점이고요, 운동을 마치는 시간이 7시 30분 정도라 아침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게 가능합니다. 가만히 침대에 누워있느라 소비했던 시간을 좀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된 거죠. 자존감도 높아지는 것 같아요. 계획했던 일을 잘 마쳤다는 성취감이 나 자신을 셀프 칭찬하게 만들거든요. '잘했어, 혜정아. 이것 봐, 넌 뭐든 할 수 있다니까' 이런 식으로요.


아직은 일주일밖에 안 된 터라 장담을 할 순 없지만, 앞으로도 한동안은 아침 슬로 조깅을 계속할 생각입니다. 세상 억울한 일을 해소는 해야 하니까요. '다이어트는 평생 습관'이라는 얘기도 있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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