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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The Coreer 0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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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진이 Nov 17. 2019

Pyoungyang Station

평양역


나는 서울에 살고 있는 고등학교 2학년 이솔찬 입니다. 오늘은 학교를 마치고 바로 평양역으로 가야합니다. 여자친구가 평양에 살고 있거든요. 서울-평양선이 개통된날 침구들과 평양에 놀러갔다가 제 여자침구 옥별이를 처음 만났어요. 그리고 첫눈에 반했어요. 우리학교에도 예쁘고 착한 여자애들이 많지만 그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옥별이는 특별했어요. 남남북녀라는 말이 있다고 하는데 정말 빈말이 아니에요. 개량 한복으로 된 교복을 입은 옥별이 단아함이 너무 아름다워서 마음을 빼앗겼어요. 그보다 진실한 마음이 너무 좋아요.

오늘만 해도 제가 평양에 간다는 애기만 했을 뿐인데 옥별이 목소리는 눈물에 젖어있었어요. 아직 눈물의 의미까지 깊게 헤아릴 순 없지만, 그런 모습을 볼 때 마다 옥별이의 온기가 마음에 닿아 울려요. 금요일엔 평양에 놀러가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너무 혼잡해요. 그래서 서둘러야 하지요. 100일 기념으로 보름전부터 발권전쟁을 치러서 얻어냈어요. 100일 선물을 물어봤더니 맥도날드 빅맥이 그렇게 먹고 싶데요. 예쁜 반지나 목걸이를 기대할 것 같아 같은반 여자애들한테 몇 개 추천 받았는데 빅맥이라니...

1개도 아니고 4개를 사달라고 하니 평양에 맥도날드가 없어서 그런가봐요. 부슬비 내리는 서울역 맥도날드는 사람들이 많아서 하마터면 기차시간을 놓칠뻔 했지 뭐에요. 

역시 기차는 만석이었지만 난 자리가 있어서 깨끗한 자리에 앉아 멋진 창밖의 풍경을 한참동안 바라봤지요. 우리나라와 비슷하면서 다른느낌의 풍경이에요. 소나무의 생김새도 미묘하게 다르고요. 평양역 도착방송이 나오니 그때부터 심장이 가만있질 않습니다. 점심시간이 꽤 지나서 허기가 느껴졌습니다. 옥별이가 배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를 들으면 안되는데 조금 걱정되네요. 개찰구를 나오니 옥별이가 기다리고 있었어요. 저를 보고 활짝 웃어줘서 기분이 너무 좋았습니다. 달려가서 안아주고 싶지만 여기는 북한이고 군인들 눈치도 봐야하니 아쉽습니다. 가까이 달려가니 한손에는 보자기로 싼 도시락을 들고 있었어요. 제게 주려고 준비했데요. 옥별이는 제 눈을 맞추지도 못한 채 고개를 돌리고 있었어요. 붉어진 볼에선 눈물을 흘렀습니다. 저는 옥별이 손을 낚아채 깍지를 꼈어요. 내 손을 꽉쥐어 쥔 옥별이의 온기가 마음까지 와 닿았습니다. 

맥도날드 햄버거를 받더니 부끄럽게 웃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요. 아직도 내리는 부슬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우산을 펼치고 옥별이와 한 우산으로 들어갔습니다. 우산에 부딪히는 빗소리를 들으며 옥별이와 함께 걸어가는 것이 마냥 좋기만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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