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아줌 시 04화

언제나 새길

by 박서진


모든 길이 퍼즐처럼 보이는 내게

제일 위대한 발명품은 네비게이션

한 번만 가면 척척 길을 찾는 남편은

열 번을 가도 늘 처음 가는 길인 줄 아는 내게

비아냥거리듯 말하지

그런 머리로 어떻게 공부를 했느냐고

하지만,

그 때와 오늘 날짜가 다르고

그 때와 오늘 시간이 다르고

그 때와 오늘 바람이 다르고

그 때와 오늘 나뭇잎이 다르게 흔들리고

그 때와 오늘 달리는 자동차가 다르고

그 때와 오늘 지나는 사람들이 다르니

내겐 언제나 새길인걸!



***

남편과 보성엘 다녀왔다.

운전을 하면서 남편은 자꾸 말한다.

"갈래길에서 어디로 빠지는지를 잘 익혀두란 말이야."

"알았다고!"

말은 잘 하지만 익혀둬봤자다. 나는 곧 잊어 버린다.

내게는 길이 퍼즐같다. 맞추고 나서 다시 엎어 버리는.

심지어 나는, 이사를 간 뒤 우리집을 못 찾아서 두달동안 네비게이션을 켜고 다녔다.

작가 초청 강연을 하기 위해 초등학교나 도서관을 다닐 때도 나는, 아무리 멀어도 미리 한 번 꼭 가본다.

한 번은 길을 익히기 위해, 한 번은 강연을 하기 위해서다.

그런데 어느날 문득 깨달았다.

남편은 맨날 내가 너무 둔하고 관찰력이 없어서라고 퉁박을 주지만

어쩌면 내가 변화를 너무 잘 느껴서 그런게 아닌가? 하고.

생각해보라! 어제와 오늘이 어떻게 다를 수있다는 말인가?

내 눈에 늘 풀이나 나무만 보인다. 그들은 늘 변한다.

봄에는 잎이 자라고 여름에는 녹음이 짙어지고 가을에는 색깔이 변한다.

겨울 나무를 보라, 나뭇잎을 떨어뜨려 놓으면 어떤 나무인지 구별할 수 있는가?


폐일언하고 앞으로 내가 쓸 시도 이렇듯 길을 잘 잃을거다.

그러면 두 번 세번 고쳐쓰지 뭐.

어쨌든 마음의 네비게이션을 달고 한 편 한편씩 일상의 시를 브런치 카페에 올릴 거다.

혹여 말이 안 되는 시가 보이면 그때는 또 엉뚱한 길로 빠져들어거나 낯선 길을 헤메고 있다고

여겨 주시라. 그러다 보면 어찌어찌해서 나는 바른 길을 찾을테니 부디 응원해 주시기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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