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아줌 시 05화

이미지

by 박서진


억새가 갈대인 줄 알고

갈대가 억새인 줄 알았지

흰머리 가지런히 빗고

바람에 가늘가늘 허리를 흔드는

그가 억새고

쑥대머리 하고

허청거리는 그가 갈대라는데

이미지가 너무 달라

자꾸만 이름을 바꾸어 불렀지


나는 귀공자처럼 생긴 남편의 겉모습에 속아

결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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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에 억새와 갈대꽃이 피고 있다.

강가에 핀 건 대부분 갈대고

들판에 핀 건 대부분 억새다.

그런데 이미지와 이름이 안 맞아서 처음에는 갈대와 억새를 바꿔 불렀다.

사람도 겉모습이 번드르 하다고 속까지 좋은 건 아니다.

속을 들여다 보기는 불가능하니

사람 마음을 색깔로 복사할 수 있는 기술이 빨리 나오기를 바람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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