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었을까.

"결핍 속에서 피어난 사랑"

by 사랑스러운 민정

어린 시절의 기억을 꺼낸다는 건 쉽지 않다.

회복의 길 위에 서 있다고 해도, 힘든 기억은 여전히 힘든 기억이다.

그 기억을 들여다보는 순간, 나는 다시 그때의 감정에 잠식된다.

감정에 예민하고 깊이 빠져드는 나는, 그럼에도 가끔 용기를 내어 과거를 마주한다.


제목처럼,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었을까?"라는 질문은 여전히 나를 붙잡는다.

어느 날은 ‘그럼, 나는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또 어떤 날은 ‘아직 나는 사랑받기에는 부족해’라는 생각이 고개를 든다.

그래서 이 질문은 나에게 늘 어렵다.


그럼에도 이 질문을 꺼내는 이유는 아마도 내 스스로를 설득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아무 이유 없이, 존재 그 자체로 사랑받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다시 한 번 새기기 위해서.

그래,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사랑받는 사람이라고.


어린 시절, 나는 아버지에게 자주 구박을 받았다.

그 이유는 단순했다.

어머니를 닮았다는 것.

그게 아버지의 눈에는 때로는 좋은 의미였겠지만,

대부분은 고통을 불러오는 기억이었다.

나를 볼 때마다 떠오르는 어머니의 얼굴, 그리고 어머니의 부재.

어머니는 집을 자주 비우셨다.

한 번 나가면 언제 돌아올지 몰랐고, 나는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아마 나보다도 아버지가 더 많이 힘드셨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나에게 그것은 이유가 되지 않았다.

어린 마음은 그저 묻는다.

“왜 나는 사랑받지 못하는 걸까.”

매일같이 어머니와 비교당했다.

그 비교 속에서 나는 점점 스스로를 ‘사랑받기에는 부족한 사람’이라 여겼다.

그 생각은 오래도록 내 안에 뿌리처럼 자리 잡았다.


나는 사랑을 받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눈치를 봤다.

작은 말투 하나, 표정 하나에도 긴장했다.

누군가의 미움을 사는 게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두려웠다.

그래서 늘 몸을 사렸다.

마음도, 행동도, 표정도.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 시절의 나는 안쓰럽고, 참 가엾었다는 걸.

이제는 그 아이를 안아줄 수 있다.

사랑받고 싶어 안간힘을 쓰던 나를.

생물학적인 부모님의 사랑은 이제 더 이상 내 곁에 없다.

그 빈자리가 한때는 너무 커서, 온 세상을 헤매며 채우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 빈자리를 완벽하게 메워줄 수 있는 사랑이 있다는 것을.

아바, 아버지라 부르게 하시는 그 분.

그분이 나를 사랑하신다.

조건 없이, 이유 없이, 나의 상처와 결핍까지 품고.

그래서 이제는 그분께 나를 드린다.

내 상처도, 내 부족함도, 내 어린 시절의 결핍도.


앞으로 나는 잘 될 것이다.

아니, 이미 잘 살고 있다.

그분의 품 안에서, 나는 충분히 사랑받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전하고 싶다.

혹시 당신도 나처럼

"나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을까?"라는 질문 앞에 서 있다면,

그 대답은 이미 당신 안에 있다.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숨 쉬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당신은 이미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언젠가,

그 사랑을 온전히 믿게 되는 날이 올 것이다.

나에게 그 날이 온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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