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십자수는 어려웠지만

마음은 전하고 싶어서

by 꽃하늘

나는 십자수나 뜨개질에는 소질이 없다.

소질도 없고, 며칠을 공들여 완성할 자신도 없고,

끈기도 없다.

고등학교 수업 시간에 십자수 실습이 있었는데,

끝내 완성하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음... 이건, 아마도 선택적 끈기라고 해도 될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에만 있는 끈기.


지금도 그렇다.

뜨개질이나 십자수처럼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건
늘 서툴고, 늘 느리다.

글씨를 쓰는 것만 예외다.


그때의 남자친구,

지금의 남편은 소소한 선물을 좋아했다.

처음 맞이한 크리스마스에

“뭐 받고 싶어?” 하고 물었을 때,

“차에 둘 십자수 핸드폰 번호를 받고 싶어.”라고 했다.

십자수도 글씨 쓰는 것도 손으로 하는 건데

나에겐 너무 어려운 선물이었다.


지금에서야 고백하지만,

최대한 수작업처럼 보이면서

숫자만 있는 단순한 완제품을 구입해서

내가 직접 만든 것처럼 포장해 선물한 적이 있다.

연애 초기에 나도 조금은 여성스러운 면을 보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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