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로 가득한 내 이름

결과보고서가 나올 수 없는, 진행 중인 프로그램 — 나의 하루

by 꽃하늘

누구나 그렇듯, 나의 일상도 반복되는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처음엔 그런 일상이 지루하게만 느껴졌다.

어른이 되면 내가 상상했던 멋진 어른의 시간들로 채워질 줄 알았는데,

어른의 삶은 생각보다 훨씬 쉽지 않았다.


내 이름 세 글자 위로

‘엄마, 아내, 자식, 며느리…’라는 역할이 한꺼번에 얹혔을 때,

내 정신력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역할과 의무들이 몰려왔다.

의무와 역할은 하면 되지만, 그것들과 함께 따라오는 일들은

의지와 노력대로만 되지 않는 것이 있었다.


내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역할이 많아진 하루엔
고요한 순간이 없었다.

특별한 날을 바란 건 아니었다.
그저 평범한 하루,


이 역할들은

내가 아무리 애쓴다고 해서 갑자기 좋아지지도 않고,

노력을 멈추면 금세 엉망이 되어버린다.

싫다고 해서 버릴 수도 없다.


계획서도, 결과보고서도 없는 내 하루라는 프로그램은

마무리 없이, 오늘도 그렇게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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