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와 연시

에세이 하루와 하루 사이

by 강이랑

연시의 계절이 왔다.

해마다 탐하는 과일이 다르다.

올여름에는 복숭아를 탐하고 지금 나는 연시를 탐한다.


집에 연시 한 상자를 사두고도, 마트에서 때깔 좋은 연시를 보면 저절로 손이 간다.


나는 여름철 한 끼 식사로 복숭아를 두 개 먹고 만족했고,

또 지금은 한 끼 식사로 연시 네 개로 만족한다.


하지만 어느 날은 복숭아 두 알이 아닌 세 알을 탐하고, 연시 네 알이 아닌 여섯 알을 탐한다.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후식으로 연시 하나를 먹을 일이지, 주객이 전도되었다.


엄마는 아이를 가졌을 때 그렇게 복숭아가 먹고 싶었다고, 딸들에게 이야기한다.

그래서 복숭아를 볼 때마다 엄마 생각이 난다.

아마 영원히 생각나겠지.


셋째 언니네 집엘 갔더니 연시가 있다. 언니가 엄마가 연시를 좋아하는데 자신도 좋아한다고 말한다. 엄마가 연시도 좋아했구나. 하긴 엄마가 감 종류를 다 좋아하긴 하지. 고향집에 감나무가 빠지질 않았으니까.


항아리에 지푸라기를 깔고 넣어둔 대봉감 홍시는 별미 중의 별미였지.

그러고 보니 대봉감 홍시를 볼 때마다 엄마를 떠올리긴 했었다.

이젠 연시를 볼 때마다 우리 엄마가 좋아하는 연시다 하면서 손이 먼저 가겠지.


그리고 좀 있으면 난 대봉감 홍시를 탐하겠지.

난 아이도 아닌데 왜 이리 복숭아와 연시를 탐하는가?


어쩔 수 없다. 분석심리학자 융 선생님이 “어머니는 아이들의 최초의 세계이면서 어른의 최후의 세계(『원형과 무의식』, p.217)”라고 말하지 않는가? 그래도 아니 아니다, 단순히 복숭아와 연시의 영양소를 내 몸이 원하는 거다.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그런데 융 선생님은 “어머니는 아이의 신체적인 선행 조건일 뿐만 아니라, 또한 정신적인 선행 조건이기도 하다.( p.226)”라고 못을 박으신다.


어쩔 수 없다. 내일은 엄마한테 전화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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