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의 대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어떤 여성의 다큐멘터리유튜브를 보고 있을 때였다. 여성이 암소에게서 짠 우유로 치즈를 만드는 과정을 보고 있는데,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지인이 간단하다며 만드는 법도 알려주었는데 그때는 괜히 복잡해 보여 엄두도 못 내다가 우크라이나 여성이 치즈 만드는 모습을 보고는 나도 따라하고 싶어진 것이다.
리코타 치즈를 만드는 법을 유튜브에서 찾아 시청하면서 방법을 숙지했다. 그길로 바로 적당한 면포를 구입해 빨아놓았다.
우유, 소금, 식초만 있으면 된다. 식초 대신에 레몬을 넣으면 맛이 더 깔끔하고 좋다는데 간편한 방법을 선호하는 나는 사과 식초를 쓴다. 그러면서, 어쩌면 나는 리코타 치즈만큼이나 라씨를 마시고 싶어서 리코타 치즈를 만드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유를 끓여 리코타 치즈를 만들다 보면, 치즈 알갱이 외에 유청이라는 액체가 나온다. 살짝 노란빛을 띤다. 유청이 좀 식으면 여기에 요거트를 타서 라씨를 만들어 먹는데 나는 이것을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우리나라의 어떤 여성의 유튜브 영상을 보고 알았다. 라씨는 카레 먹을 때나 먹어봤지, 설마 내가 만들어 먹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 먹고 있다. 마치 1년 전에도 만들어 먹었다는 듯이. 1년 전에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지금.
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그저 하지 않았을 뿐. 하려는 시도조차 안 했을 뿐. 그냥 하면 될 것을. 하지만 그때는 되지 않았다. 덕분에 라씨를 덤으로 알았다.
한 번도 가본 적도 없고, 직접 만난 적도 없는 저 낯설고 낯선 우크라이나에서 혼자 사는 여성과 리코타 치즈와 라씨 만드는 방법을 유튜브 영상으로 올려준 얼굴 모르는 우리나라의 어떤 여성이 나를 깨우고 살린다.
그렇게 묵묵히 일상을 살아가는 누군가의 모습은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또 다른 타자의 마음을 촉발시킨다. 평범한 일상 속에 힘이 있다.
우크라이나의 대자연 속에서 혼자 살아가는 여성은 단조로운 노동을 할 때마다 노래를 읊조리곤 했다. 고단함을 날려버리기라도 하듯이. 한밤중, 우유를 끓인다. 면포에 거른 리코타 치즈는 아침에 먹기 위해 냉장고에 넣어두고, 받쳐둔 그릇에 떨어진 유청에 요거트를 타 마시며 하루의 지친 심신을 달래고 피로를 날린다.
라씨 한 잔과 나의 리코타 치즈와 바나나와 아보카도(라씨는 두 잔을 마셨고, 리코타 치즈는 샐러드랑 먹으려고 여기서 절반을 남겼다. 리코타 치즈는 좀 퍽퍽해서 샐러드랑 먹으면 제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