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내렸다. 민들레는 봄비를 좋아하는 걸까. 어제는 보이지 않던 민들레 꽃이 활짝 피었다.
이 시기에 피는 꽃들은 마치 흙과 한 몸이라도 된 듯 땅바닥 가까이에서 바로 꽃을 피운다. 낮은 자세로, 어머니 대지로부터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이. 곧 뒤따라 피어오를 형제자매를 가까이에서 기다리기라도 하듯이.
땅속 세상에 살던 정령이 세상 밖으로 나온 모습을 영접하러 집을 나선다. 마치 좋아하는 스타의 출근길과 퇴근길을 맞이하러 가는 것처럼 두근두근 떨리는 마음으로 봄의 스타, 봄의 정령을 찾아 날쌘돌이처럼 내달린다.
준비한 선물은 없지만, 어찌 이리 빛이 날까, 멋지다, 탄성을 지른다.
영양분 가득한 봄비를 맞고, 밤새 움직여 나온, 반짝반짝 빛나는 얼굴을 한 민들레, 나의 스타여, 그대를 향해 핸드폰을 내민다. 몇 장이고 몇 장이고 그대를 향해 셔터를 누른다. 추위도 잊고 배고픔도 잊고 오로지 너의 아름다움에 이끌린다.
내가 그러거나 말거나 낮은 자세로 겸손한 민들레는 똑같은 자세 똑같은 모습으로 해맑고 아름답다. 오늘 나의 스타인 민들레를 꽃피우도록 조력한 봄비여, 어젯밤 그대가 왔기에 가능했다. 그대의 조력이 오늘의 스타를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