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앵두야, 앵두야
하루와 하루 사이
by
강이랑
May 30. 2023
아래로
따먹고 싶었지만 꾸욱 참았다. 손이 저절로 뻗쳤지만 꾸욱. 어렸을 때 담 너머로 삐져나온 앵두 가지는 온 동네 아이들의 기쁨이었다.
하지만 여기는 어린 시절의 우리 동네가 아니라......수, 목, 원!
잘 익은 빨간 앵두는 너무나 유혹적이었다. 어렸을 적 몸에 밴 어떤 습성들은 때론 충동적이다.
앵두야, 앵두야, 탐스런 앵두야, 그래두그래두 나 탐하지 않을게. 앵두야, 앵두야,
사랑스러운 앵두야, 수목원 안에서 너의 계절을 맘껏 누려라. 앵두야, 앵두야, 앵두야, 앵두야, 달콤한 앵두야, 어린 시절 맘껏 따먹게 해 줘서 고마워. 진짜 진짜 고마워. 앵두야, 앵두야, 정겨운 앵두야, 앵두야, 앵두야, 앵두야, 앵두야, 응? 뭐라고? 그만 좀 앵앵거리라구~~~~~!!!!
나는 세상 물정을 아는 어른. 앵두와의 추억을 기억하는 어른. 어린 시절을 풍요롭게 해 준 앵두를 사랑할 줄 아는 어른.
그래두
앵두 한 알은 따먹고 싶다!
생떼를, 억지를,
투
정을, 앵두야, 앵두야, 앵앵앵앵앵앵앵, 앵앵앵앵앵앵앵, 할 수 있게 해 줘서 고마워.
내 어릴 적 감수성을 일깨워주고 내 안의 유아성을 인식하게 해 준 고마운 앵두.
keyword
앵두
수목원
유아
40
댓글
4
댓글
4
댓글 더보기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강이랑
가족 분야 크리에이터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
저자
어린이문학을 공부했습니다. 에세이 『죠리퐁은 있는데 우유가 없다』와 시집 『바람 부는 날 나무 아래에 서면』을 출간했고, 그림책 『여행하는 목마』를 옮겼습니다.
구독자
348
제안하기
구독
작가의 이전글
수건 세 장
화서역의 초록
작가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