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8월, 송정 장명선 질문하고 단연 오늘 답하다.
순수(純粹) [명사] 전혀 다른 것의 섞임이 없음.
'순수'라는 개념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사실 '순수'란, 다른 것과 섞임 없는 본연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대상에 따라 그 모습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순수한 것이 모두 아름답다거나, 추하다거나, 선하다거나, 또는 악하다거나 하는 형용사로 포장되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어쨌거나 본연의 모습에서 아무것도 섞이지 않은 것이 순수라면, 그것이 발현되는 시점은 감정이 밑바닥을 치거나 꼭대기까지 차오르는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모두가 감정의 방을 마음 속에 하나씩 가지고 있을텐데, 그 감정이라는 것은 물과 같아서 -그러니 물도, 감정도 모두 '메마르다', '차오르다'같은 동일한 동사를 쓰는 것이 아닐까요-그 방을 가득 채우면 끓어올라 천장의 스프링쿨러가 터지듯이, 바닥을 치면 아래 깔아둔 열선이 터지듯이. 본연의 모습 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순수'가 발현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좋아하는 일을 할 때, 벅차게 아름다운 것을 볼 때, 정말 최선을 다해 무언가를 쏟아 넣을 때, 또는 너무 코너에 몰리게 힘들 때, 무언가를 잃었을 때, 마음에 상실과 슬픔이 가득 할 때...
그럴 때 본연으 모습과 진짜 감정을 마주할 수 있는 순수가 발현되는 게 아닐까요.
2025년 송정화실 회원전 <Our Universe>의 작품준비를 위해 2024년 6월부터 시작된 송정 장명선 선생님의 질문에 대한 답을 기록한 단연 오늘의 작가노트에서 발췌, 편집함. 송정화실의 아워 유니버스 전시 도록은 전국 온오프라인 대형서점에서 구매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