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을 시간은 없어서요
내가 편안해지는 책 읽기
생활 독서를 위하여
시간은 내는 것. 일하는 시간이 아닌 노는 시간, 휴식 시간, 에너지를 충전할 시간은 온 힘을 다해 사수해야 생긴다.
처음엔 어렵다. 노는 일도 해본 사람에게나 익숙한 일이기에. 그래도 자꾸 해봐야 요령이 늘더라는. 책 읽기도 마찬가지.
책 읽을 시간이 없다는 얘기를 입버릇처럼 반복하고 있다면 돌아보자. 진짜 시간이 없는 걸까? 책 읽을 시간'이' 없는 게 아니라 책 읽을 시간'은' 없다는 게 진심일지도 모른다.
시간이 남아돌면 독서를 시작하게 될 것 같지만 과거의 나만 보더라도 스마트폰부터 손에 들면 들었지, 굳이 책을 손에 쥐진 않았다.
독서할 시간은 따로 정해야 한다. 그래야 책 읽을 시간이 생긴다. 매일 아침, 기상 직후 10분도 좋고, 점심시간을 활용한 5분 독서도 좋다. 퇴근 후 30분 독서도 오케이다.
생활력 코칭을 진행하는 나의 고객 A는 이동할 때마다 짬짬이 오디오북을 들으며 하루치 독서 시간을 채운다.
고객 B는 '퇴근 후 독서'에 여러 번 실패했는데 가장 집중이 잘 되는 장소를 기어코 찾아내 퇴근 후 책 읽는 루틴을 반년째 실천하는 중이다. 참고로 집중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마법의 장소는 스터디 카페라고.
일주일에 한 번 '책 읽는 날'을 정해놓은 고객 C는 매 달 테마에 걸맞은 책을 선정해 한 달 동안 한 권의 책을 읽는다.
이들과 처음 대화할 때 똑같이 했던 말은 "책 읽을 시간이 없어서요."였다. "그렇다면 책 읽을 시간을 한 번 만들어보죠."라고 나는 답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시간은 내는 것이니까.
그래서 묻는다. 당신의 책 읽기는 언제 하면 좋겠는가?
스마트폰 폐인 출신으로써 말하건대, 스마트폰의 유혹은 정말 강력하다. 즉각적인 재미를 보장해 주니 누군들 빠져들지 않을 수 있겠는가.
막살았다가 루틴 한 삶에 안착한 사람으로서도 말해보자면, 행동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생각을 깊게 해서는 안 되더라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자리에 오른 전 피겨스케이트 선수 김연아나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생각하지 않고 '그냥' 한다고 괜히 말하는 게 아니다.
미루는 습관을 고치도록 안내하는 책 <힘든 일을 먼저 하라>에서도 구구절절한 변명은 집어치우고 일단 실행부터 하라고 말한다. "그냥, 지금 하라!"
나는 이렇게 '그냥'을 실천한다. 일단 책을 편다. 책을 폄과 동시에 두 가지 앱을 실행한다. 하나는 전체 독서 시간을 기록해 주는 앱이고, 또 다른 하나는 타이머 기능이 있는 앱. 스마트폰 알람에 방해받고 싶지 않아서 비행기 모드로 전환해둘 때도 있다.
타이머 앱을 켜는 게 독서 습관의 트리거가 되었다. 타이머 앱을 켜면 책을 읽는다는 게 자동 인식되고, 마음가짐도 자연스레 읽기 모드로 전환된다.
앱을 켜 시간이 초단위로 흐르기 시작하면 나도 모르게 해야만 한다는 기분 좋은 압박을 느낀다. 타이머를 설정해 둔 시간만큼은 딴짓을 하지 않게 될 정도로 집중과 몰입에 효과를 보고 있다.
타이머는 25분 간격으로 맞춰둔다. 보통 25분씩 두서너 번을 반복하고 쉰다. 책이 재미있으면 멈추기 싫을 때가 있지만 페이스를 잃으면 꼭 탈이 나는 법이니까. 쉬는 시간을 의식하는 데에도 타이머 앱을 적극 활용한다.
스마트폰으로 앱을 사용하는데 부담감이 느껴진다면 구글 타이머나 뽀모도로 타이머라는 이름이 붙은 아날로그 타이머의 도움을 받아도 좋겠다.
따지고 보면 스마트폰을 하는 습관은 우리의 잘못이라기보단 중독에 빠지도록 철저히 설계된 거대 플랫폼의 농간이라는 데 적극 동의하는 바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겠지만 이럴 때일수록 '그냥 하기'와 '그냥 안 하기'가 힘을 발휘한다고 믿는다. 오히려 힘을 빼버리는 기술이랄까. '그냥' 스마트폰을 하지 말고, '그냥' 책을 읽자. 이유도 의미도 따지지 말고, '그냥 그렇게!'
책을 읽고 싶어진 당신을 위한 오늘의 질문입니다. 떠오르는 대로 편하게 답해주세요. 불편한 점은 언제든 수정할 수 있으니까요.
1) 매일 책을 읽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1주일에 몇 번이 좋을까요?
2) 언제 책을 읽고 싶으신가요? 요일과 시간대는요? 구체적일수록 좋아요.
3) 약속한 요일과 시간에 책을 읽지 못했을 경우 어떻게 하실 건가요?
생각은 짧게, 실행은 바로! 자, 이제 스마트폰을 밀어 두고 '그냥' 읽어봅시다.
이소요. 생활독서를 시작한 후, 새 삶을 살게 된 기념으로 스스로 지은 이름. 소요(逍遙)하듯 살겠다는 의지로 개명을 결심했으나 필명으로만 쓰고 있다.
번아웃을 방치하다 희귀병 환자가 되었고, 요양생활 3년 만에 번아웃과 작별했다. 인생은 생활력이 전부라 믿으며 생활력 코칭을 전파한다. 생활력이란, 직장 '생활'과 일상 '생활'을 돌보고 지키는 힘. 사명감을 갖고 생활력을 높이는 생활밀착형 자기돌봄 콘텐츠를 만드는 데 골몰하는 중이다.
한 때 3권의 여행 책을 썼고, 생활력을 주제로 퍼블리에 글을 썼다. 당신의 번아웃만큼은 온몸으로 막고 싶다는 마음으로 <번아웃, 아웃 코칭 워크숍>을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