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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소요 Oct 22. 2023

마음이 편안해지는 독서라면

책, 왜 읽으세요?

박상영 작가의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을 읽다가 머릿속에 '페이소스'라는 단어가 불쑥 나타났다. '나타났다'라고 쓴 이유는 내 머릿속 어딘가에 있긴 했으나 꺼내 쓰지 않은지 족히 10년은 된 것 같아서다. 평소 핫도그에 소스조차 발라 먹지 않는 노소스파에게 페이소스라니. 어찌나 낯선지 내가 알고 있는 그 뜻이 맞나 검색까지 해보았다.


책을 마지막 챕터부터 거꾸로 읽어서 몰랐는데, 서문을 읽고 나서 알게 되었다. 박상영 작가의 소설은 원래 페이소스가 느껴진다는 평을 받고 있단 사실을. 책 읽는 내내 "왜 이 에세이에는 페이소스가 있어?"라고 중얼거린 나의 질문에 응답을 받은 듯 짜릿했다. 소설이 아닌 에세이였지만 박상영 작가의 글에는 페이소스가 지문처럼 묻어나나 보다며 혼자 호들갑도 떨었다.

  

동시에 나는 얼마나 많은 단어와 표현을 잊어버리고 사는 걸까 궁금해졌다. 잊혀버린 단어만큼 내 세계는 좁아졌을 텐데. 생각만으로도 아찔해졌다. 책을 읽으면 어휘력이 좋아진다고? 이제 향상되는 건 바라지도 않는다. 집 나간 어휘력을 되찾기만 해도 좋겠다. 이렇게 매일 책을 읽을 이유가 또 하나 추가되었다.




마이너스의 삶에서 플러스의 삶으로

마이너스의 삶은 치명적이다.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라서 마이너스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4년 전 내가 그랬다. 몸과 마음의 에너지가 전부 바닥난 상태에서 하루아침에 걷지 못하는 삶이 시작되었으니. 따따블에 따따블 마이너스. 게다가 늪이었다. 마이너스의 늪. 빠져나올 방법이 도무지 보이지 않는.

   

늪에서 실컷 허우적대다가 하는 수 없이 매일 책을 읽었다. 문장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도 읽었고, 읽기 싫어도 읽었고, 어제 읽었으니 오늘도 일단 읽자며 책을 집어 들었다. 그러다 세상의 여러 삶에 눈을 떴다. 그리고 깨달았다. “나만 힘든 게 아니었잖아.” 그때부터 책이 건네는 위로와 기쁨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난다.


마이너스의 삶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좋은 쓸모 채워주기. 잘 자고, 잘 먹고, 잘 읽고, 잘 걷고, 자주 웃기. 마이너스에서 원점으로 회복되기가 어렵지 원점에서 플러스가 되는 건 금방이었다. 




결국 매일 나답게 사는 연습

독서를 하면 좋은 이유가 넘치도록 많다. 간접 경험을 통해 세계관이 넓어진다. 덩달아 마음의 지도가 확장된다. 타인을 이해하게 된다.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데 도움을 받는다. 커피 두어 잔 값으로 작가의 평생 통찰을 거저먹을 수 있다. 심지어 부자도 된단다. 책을 잃지 않고 세계 부호가 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나. 그렇다면 나는 왜 매일 책을 읽을까? 생활 독서라는 이름까지 붙여서.


결국 내가 편안해지기 위해서였다. 몸과 마음이 편안해야만 나답게 살 수 있기에. 또 나를 잃어버린다면? 무기력도, 번아웃도 득달같이 다시 찾아오겠지.


매일 책을 읽으며 나다운 속도를 잊지 않는다. 읽은 책을 기록하며 나답게 사는 감각을 유지한다. 그러니 놓을 수가 없다. 손에서. 책을.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기에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생활 독서가 당신을 편안하게 해 주길. 부디 당신답게 잘 살 수 있기를 바란다. 진심으로요!




됩니다따라만 하세요

당신을 위한 생활독서 코칭 가이드 12

마지막 질문입니다. 책, 왜 읽으세요? 아는 후배에게 같은 질문을 했는데 이렇게 답이 왔습니다. 

"책을 읽었더니 평생 납득되지 않던 문제의 답을 찾을 수 있었어요. 엄마가 유독 나만 왜 싫어했는지 그 이유를 알 거 같아서요. 속이 시원해요."

여러분만의 이유도 한 번 찾아보세요! 그 이유가 생활 독서의 세계로 이끌어 줄 테니까요.               

      


이소요. 생활독서를 시작한 후, 새 삶을 살게 된 기념으로 스스로 지은 이름. 소요(逍遙)하듯 살겠다는 의지로 개명을 결심했으나 필명으로만 쓰고 있다.


번아웃을 방치하다 희귀병 환자가 되었고, 요양생활 3년 만에 번아웃과 작별했다. 인생은 생활력이 전부라 믿으며 생활력 코칭을 전파한다. 생활력이란, 직장 '생활'과 일상 '생활'을 돌보고 지키는 힘. 사명감을 갖고 생활력을 높이는 생활밀착형 자기돌봄 콘텐츠를 만드는 데 골몰하는 중이다.

     

한 때 3권의 여행 책을 썼고, 생활력을 주제로 퍼블리에 글을 썼다. 당신의 번아웃만큼은 온몸으로 막고 싶다는 마음으로 <번아웃, 아웃 코칭 워크숍>을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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