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름서재 김이름입니다 :)
매주 월요일, <얼떨결에 출판사를 차리다니>를 연재하고 있는데요. 오락가락한 날씨 때문인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이번 주는 쉬어 가려고 합니다.
마무리하지 못한 글을 붙잡고 동동거리는 대신 여섯 살 아이와 누워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 혹시, 마음이 속상할 때는 어떻게 해?
- 매운 거 먹어. 엄마 매운 거 좋아하잖아.
- ㅋㅋㅋ 너는 뭐 먹을 건데?
- 나는 초코랑 젤리랑 아이스크림이랑 그런 거. 자기가 좋아하는 거 먹는 거야. 아 그리고 속상한 마음을 꺼내서 꼬맨 다음에 던져!
- 꼬매야 돼?
- 응 밖으로 안 나오게. 그리고 날 속상하게 하는 마음을 막 뛰어서 식혀.
- 뛰어놀 때처럼 뛰어?
- 응 막 뛰어. 그리고 땀나면 얼음물이나 식혜 같은 거 먹어.
- 왜?
- 식혀야 하니까. 그리고, 좋아하는 친구들이랑 놀아.
- (점점 감동....)
- 그리고, 좋아하는 물건을 아껴.
- 아껴?
- 응 아껴야 돼. 아 그런데 아기(동생)가 아끼는 물건을 부수면 엄마아빠한테 바로 말해서 방에 데려가서 재우라고 해야 해.
- ㅋㅋㅋㅋ그치 바로 재워야지. 근데 이렇게 했는데도 마음이 안 풀리면, 마지막으로 어떻게 해?
어린이: ...멧돼지처럼 화내.
- 어머어머.
- 그렇게 해도 안 된다면 사자처럼 화내.
- 이거 적어야 해. 잊어버릴 수 없어. 처음에 뭐였지?
- 아 엄마, 그다음 방법도 있어. (숨 고르고) 그래도 안 되면, 스컹크처럼 방구를 뀌어.
이야기가 결국 똥으로 끝나긴 했는데요... 여섯 살도 다 아는구나 싶어 깜짝 놀랐어요.
속상할 땐 우선 좋아하는 걸 먹고(매우 중요), 운동해서 땀을 흘리고, 마음을 꺼내놓을 때는 새지 않게 잘 꿰매고, 좋아하는 친구들을 만나고, 그래도 안 되면 멧돼지처럼, 사자처럼 화내야 한다는 걸! 정 안 되면 방ㄱ.....
아무튼 날씨가 너무 더워서, 바빠서, 관계가 내 마음 같지 않아서 등등등의 이유로 속이 상하신다면, 저희 집 어린이의 비법을 따라 해 보시기를. 꽤 효과가 있답니다.
모두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다음 주에 돌아오겠습니다. 아윌비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