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1인출판사 대표님들과 공저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여하는 대표님들 모두 다양한 루트로 출판계에 들어와 저마다의 방식으로 책을 만들고 있기에, 1인출판사를 운영하고 있거나 운영하고 싶은 분들께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떤가요? 흥미로울까요?)
제가 맡은 원고는 200자 원고지 기준 40매 정도인데요. 매주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으니 글쓰기는 어느 정도 단련된 거 아닐까, 오만한 생각을 했습지요. 하지만 막상 제 이야기를 쓰려니 막막하더라고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적어야 할까, 이런 이야기는 TMI 아닌가! 머리를 쥐어뜯으며 고민하다가 두 가지 기준을 세웠습니다.
1. 자서전 쓰지 말 것
2. 이 책이 출간된 후 얻고 싶은 것을 떠올릴 것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기준이 특히 도움이 되었어요. 보통 글쓸 때 이 글의 독자는 누구인지, 그들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하라고 하잖아요. ‘도움을 준다’는 데 초점을 맞추니, 나도 모르게 자꾸 교훈이나 팁을 찾게 되더라고요. 사실 하고픈 말은 그게 아닌데 말이에요.
그래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가!
출판의 매력을 읊으며 누군가를 출판계로 끌어들이고 싶은 건지, 그냥 내 얘기를 하고 싶은 건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이 책이 독자에게 읽힌다면, 그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를 고민해 보게 되었어요. '아 그렇구나' 하고 넘길 이야기는 굳이 할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결국 이 질문이 남았습니다.
"이 책으로 내가 얻고 싶은 건 무엇일까?"
고민 끝에 나온 저의 결론은, '협업'이었습니다.
'오 이 사람이랑 같이 일해보고 싶다! 이름서재랑 재미있는 일을 벌이고 싶다!!!'는 마음이 읽는 사람 마음 한쪽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기준을 정하니 지울 것과 남길 것이 또렷이 보이더라고요.
여러분은 어떤 기준을 두고 글을 쓰시나요?
지금 이 순간은, 이 글을 읽는 분들이(대부분 글 쓰시는 분들일 테니까) '오? 내 글은 나에게 뭘 가져다 주지?' 떠올리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반, '그래서 공저에 무슨 내용 썼는데?' 기대하시기를 바라는 마음 반으로 이 글을 씁니다.
제 마음이 부디 잘 가 닿기를요. 그럼 저는 퇴고하러 이만 가보겠습니다! 책이 나오면 소식 전할게요. 다음 주에또 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