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집 _ 안녕 A씨

A씨 _ 2

by 원유

현재와 자춘은 고발 유튜버를 해보려 하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 낙담하던 도중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에 유희라는 의뢰자를 만나게 된다.




현재의 답변을 기다리는 심사원들. 그리고 불안한 눈빛으로 입을 열지 못하는 현재.


S#8 해질녘 방송국 오디션실 앞 복도


김모 : 현재씨. 미쳤어요?


어느새 해가 저물어 가는 방송국 오디션실 앞 복도. 빈 복도에 김모가 현재를 두고 서서 흥분한 채 서 있다. 할 말이 없는 현재는 고개를 숙인 채 땅만 보고 있다.


김모 : 힘들게 만든 기횐데 현재씨가 이렇게 차버리면 내가 뭐가 돼요? 원래 현재씨 경력으로 지원서도 못 내요. 알아요?

현재 : 죄송합니다.

김모 : 아니 얼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신분 노출되는 것도 아닌데 뭐가 어때서 안 해요?

현재 : 실제인물을 한다는 게 좀..

김모 : 연기할 때 실제 인물로 연기하는 거 없어요? 많지 않아요? 내가 대볼까요?

현재 : 그게 아무래도 사람들을 속이는 거라.. 예능도 아니고.

김모 : 우리가 예능보다 못하다 이거에요? 예능이면 하겠네요?

현재 : 아뇨아뇨.. 그게 아니라..

김모 : 현재씨.

현재 : 네.

김모 : 현재씨 몇 살이에요?

현재 : 서른 여섯입니다.

김모 : 서른 꺾이셨네요.

현재 : 네.

김모 : 언제까지 이러고 살 거예요?

현재 : ...

김모 : 네?

현재 : ...

김모 : 이렇게 큰 기회가 왔으면, 감사합니다- 하고 냅다 받아야 되는 거 아니에요? 이런 기회 오는 거 쉬운 줄 알아요? 이런 거 많이 해요. 이렇게 하다가 스텝들이랑 안면 트고 카메라 적응하고 편해지면 드라마 출연하고 그런 거예요.

현재 : 죄송합니다.

김모 : 하세요.

현재 : ...

김모 : 이만큼 얘기했으면 알아들으셨을 거라고 생각할게요. 스케쥴은 문자로 넣을게요. 김모가 돌아서서 오디션실로 들어가려고 하자, 현재가 김모의 팔을 잡는다.

현재 : 정말.. 죄송합니다. 이거는 제가 못하겠습니다.

김모 : 아!!! 나 진짜!


김모가 고함을 지르며 뿌리치자 깜짝 놀라서 얼어버린 현재.


김모 : 야 나현재.

현재 : 예.

김모 : 너 몇 살이라고? 서른여섯?

현재 : 예.

김모 : 나 서른둘이거든? 그런데 너는 나이를 그렇게 처먹고도 현실 감각이 없냐?

현재 : ...

김모 : 내가 신경 써서 이렇게 큰 기회 만들어 줬으면 감사하게 받아 처먹어야 될 거 아냐!

현재 : ...

김모 : 아 씨발 이래서 엑스트라 새끼들이랑 상종을 하면 안 되는 건데. 너 보출실장한테 얘기할 테니까 앞으로 우리 프로그램 나올 생각하지 마.

현재 : 죄송합니다.

김모 : ...나현재씨. 진짜 안 할 거예요?

현재 : 죄송합니다.

김모 : 그럼 꺼져.

현재 : ...


복도에서 얼어버린 현재를 두고 오디션실로 들어가는 김모. 현재는 김모가 들어간 뒤에도 선 자리에서 고개를 숙인 채로 한참을 굳어있다.


S#9 저녁 현재와 자춘의 아지트

쇼파에 앉아 게임을 하고 있는 자춘. 그 뒤로 현재가 힘없이 걸어 들어온다.


자춘 : (게임에 집중한 채로) 어, 잘했어?

현재 : ...

자춘 : 어땠어? 뭐 좋은 배역 들어온 거야?

현재 : ...

자춘 : 힘내. 이런 것도 경험이라고 치고..


자춘이 돌아보자, 현재의 얼굴이 눈물에 젖어있다. 깜짝 놀라서 현재에게 다가오는 자춘.


자춘 : 너.. 뭐야. 왜그래.

현재 : 어떡하냐..

자춘 : ...이.. 시발. 혹시 너한테 몸 팔래?

현재 : (울음 터뜨리며) 꺼져 병신아.

자춘 : 아 그럼 뭔데!

현재 : 미안하다. 우리 앞으로 시사탐구 못 나간다.

자춘 : 뭐? ..그거 개꿀이었는데.


S#10

객석에 앉아 넋 놓고 있는 현재와 자춘.


자춘 : 열 받네. 뭐 그런 애가 다 있냐.

현재 : 빡쳐서 머리 아파.

자춘 : 방송국에 전화 넣어버려. 인터넷에 올려.

현재 : 됐어. 괜히 일만 커지게. 누가 엑스트라 말 믿겠냐. 언론 플레이하면 나만 험한 꼴 당해.

자춘 : ...근데 아깝진 않아? 꽤 좋은 기회였던 거 같은데.

현재 : 야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뻥카를 치냐.

자춘 : 뭐.. 강간범 같이 파렴치한만 아니면 되지.

현재 : 강간범이래.

자춘 : 어우.

현재 : 뭐든 간에 남들 속이는 건 싫어.

자춘 : 그래. 잘 생각했어.

현재 : ...

자춘 : 더 좋은 기회 있을 거야.

현재 : (다시 울먹이며) 내가 미련한가? 너도 내가 현실감각이 없어 보여? 내가 나이를 똥구멍으로 처먹었나?

자춘 : 야. 안 되겠다.

현재 : 술 안 먹어. 머리 아프다니까.

자춘 : 아니 술 말고.

현재 : 뭐.

자춘 : 복수하자.

현재 : 개소리야.


S#11 다음날 오전 커피숍

여유롭게 아메리카노를 빨며 폰을 보는 김모. 그리고 곧 김모 앞으로 현재와 자춘이 앉는다.


김모 : 오. 친구분하고 같이 오셨네?

자춘 : 안녕하세요.

김모 : 그래요 현재씨. 잘 생각하셨어요. 이게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라니까.

현재 : ...

김모 : 서운한 거 풀고. 하시는 거죠? (계약서를 꺼내며) 여기 비밀 유지 계약서.

자춘 : 어제 제 친구한테 화내고 욕하셨다던데.


자춘의 말 한마디에 김모가 멈칫하며 유순했던 표정에서 불쾌한 표정으로 바뀐다.


김모 : 아니 지금 뭐. 사과하러 온 게 아니라 사과받으러 온 거예요? 덩치 데리고 와서 나 겁주는 거?

현재 : 아뇨. 이 친구는 저랑 같은 팀이라서 온 거고요. 어제 일에 대해서 사과해주셨으면 해요.

김모 : 팀? 지랄들 하네. 그 얘기 하러 바쁜 사람 오라 가라 한 거예요?

자춘 : 어제 현재한테 욕하고 화내신 거 사과하시고 지난번에 술값 안 내신 거 주시고.

김모 : 싫은데? 술값은 당연히 내겠다는 줄 알고 간 거고. 난 욕한 적 없는데?

자춘 : 욕한 적 없다고요?

김모 : 어. (일어서며) 나 바쁘니까 간다. (현재와 자춘을 보며) 에유. 나이 처먹고 왠..

현재 : 야. 김모.

김모 : 뭐?

현재 : 너 혹시 참교육이라고 들어봤냐?


S#10-1

객석에 앉아 있던 현재와 자춘.


자춘 : 복수하자고.

현재 : 뭘 어떻게 복수를 해. 얘기 했잖아. 걔네 시사팀이라 괜히 잘못했다가 우리만 피봐.

자춘 : 그럼 이대로 억울하게 있을래?

현재 : ..그 새끼가 나한테 욕했다는 증거도 없고, 괜히 어디 가서 하소연 해봤자 나만 피곤해. (가방을 자춘에게 돌려주며) 잘 썼어.


현재가 자춘에게 가방을 넘기자, 자춘은 가방 앞주머니에서 소형 녹음기를 꺼낸다.


현재 : 어.. 그거.

자춘 : 어제 촬영하고 구기자들 때문에 정신없어서 꺼내지도 못했지 뭐야..

현재 : 아직까지 녹음돼 있을까?


S#12 커피숍

김모 앞에서 녹음기를 꺼내는 현재.


현재 : 너 참교육 당해볼래?

김모 : 뭡니까 그거.

현재 : 글쎄. 이게 뭐 같아?

김모 : (자리에 다시 앉으며)현재씨 큰일 날 짓 하시네.

현재 : 그래. 나 너 말대로 이 나이 처먹고도 좁밥이라 이 바닥 뜨려고. 근데 이건 터트리고 뜨려고. 난 잘못한 거 없잖아. 잘못은 니가 한 거지.


현재의 독기에 당황한 김모. 현재의 손에 있는 녹음기를 뚫어져라 보다가 이내 씩 웃는다.


김모 : 이 사람들이 장난질을 하네.


김모의 말에 현재와 자춘은 당황한 듯 서로 시선을 교환한다.


김모 : 뻥카죠?

자춘 : ...

김모 : 아저씨들. 어제 일 때문에 속상한 거 알겠는데. 그래도 이런 식으로 장난치는 건 너무 유치하다.

현재 : 뻥같아?

김모 : (한숨) 그래요. 내가 잘못했습니다. 기분 푸시고 그만 서로 헤어집시다.

자춘 : 아 진짜 예의가 없구나.

현재 : 김모야. 진정성이 너무 없다.

김모 : 녹음기 페이크로 지금 하는 말들 녹음한 거구나. 근데 내가 여기서 뭔 말을 했어요? 아. 어제 일? 어제 일 뭔데.

현재 : 마지막으로 기회 줄게. 예의바르게 사과해라. 그럼 별 탈 없이 갈게. 그냥 형이 너무 마음이 안 좋아서 사과 받으러 온 거야.

김모 : 참 나.. 가세요.

현재 : 사과 안 할 거야?

김모 : 사과? 난 잘못한 게 없는데?


자춘은 현재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현재는 폰으로 무언가를 전송한다. 그리고 김모는 자신에 폰에 온 알람을 확인한다.


현재 : 들어봐.

김모 : ...

현재 : 내가 들어볼까?


현재가 폰 버튼을 누르자 김모가 한 말이 폰에서 나온다.


녹음 : 아 씨발 이래서 엑스트라 새끼들이랑 상종을 하면 안 되는 건데. 너 보출실장한테 얘기할 테니까 앞으로 우리 프로그램 나올 생각하지 마.

자춘 : 오. 카리스마있어.

김모 : 죄송합니다.

현재 : 나는, 마지막으로 너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어.

김모 : (테이블에 고개를 푹 숙이며) 죄송합니다.

현재 : 나는 이거를 시청자 게시판에 올려야겠다.

김모 : (현재의 손을 붙잡으며) 정말 죄송합니다..

현재 : 김모씨는 김모씨가 되면 김모씨가 누군지 사람들이 다 알겠다. 그쵸 김모씨.

김모 : 아 형님..


고개 숙여서 비는 김모를 바라보는 현재와 자춘.


S#13 오전 커피숍 앞

김모는 깍듯이 현재와 자춘에게 형님대접을 하며 허리를 깊게 숙이며 연신 인사한다.


김모 : 형님들. 조만간에 제가 확실하게 모시겠습니다.

현재 : 아유. 너무 그러지 마세요.

김모 : 아닙니다 형님. 신세 많이 졌습니다.

자춘 : 그래요 동생. 이것도 인연인데 종종 보자구요.

김모 : 감사합니다..!

현재 : 들어가요~! 몸챙기고!

김모 : 네..!

현재 : 출연 못한 건 미안해.

김모 : 아유 아닙니다!! 좋은 건으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현재 : 또 봐요~!


김모는 현재와 자춘에게 연신하며 사라진다. 뿌듯한 현재와 자춘.


자춘 : 야. 너 뭔가 톱스타 같았어. 막.. 캐스팅하려고 하는데 캐스팅 사양하면서.. ‘출연 못한 건 미안해~’ (웃음)

현재 : 아. 자존감 돈다. 자존감 돌아.

자춘 : 너 덕분에 능력 있는 동생 생겼다.

현재 : 저 동생을 다시 볼 일이 생길까?..


S#14 오후 상동호수공원

호수를 바라보며 캔맥주를 마시는 현재와 자춘. 김모에게 후련하게 복수했지만 왠지 씁쓸해 보이는 표정들이다.


현재 : 이제 뭐하지.

자춘 : 오늘은 오프하자. 너무 큰일을 했어. 한 삼 일치 일 한 거 같아.

현재 : 아니. 앞으로.

자춘 : 연기 계속해. 아까 보니까 멋있더만.

현재 : 멀어.

자춘 : 뭐라구?

현재 : 너무너무 멀어. 그 길은.

자춘 : (말을 잇지 못하다가) ...가게나 할래?

현재 : 가게?

자춘 : 응. 가게. 자릿세 안 비싼 데 잘 찾아서, 슈퍼나 분식집 같은 거 하면 괜찮지 않을까?

현재 : 돈 없어.

자춘 : 사업자 내서 빌리면 돼.

현재 : 넌 뭐가 그렇게 걱정이 없냐.

자춘 : 넌 뭐가 그렇게 걱정이 많냐.

현재 : 부럽다.

자춘 : 새처럼 사는 거 멋있지. 근데 바위 같은 인생도 꽤 괜찮아. 맘 편하게.

현재 : 요즘엔 괜한 바위들도 정 맞는다더라.

자춘 : 단단해서 안 깨져. 괜찮아.


곧 바람이 불자, 비닐봉지 하나가 날아와 자춘에 얼굴에 붙는다.


자춘 : 에이 뭐야 이거.


현재와 자춘에 앞에 있던 대학생들이 먹고 버린 쓰레기들을 안 치운 채 그대로 가고 있다.


현재 : 이봐요!


현재가 불러도 대학생들은 무시한 채 갈 길을 가고 자춘은 날아온 봉투를 보는데, 봉투에는 케챱이 묻어있고 이 케챱은 자춘의 셔츠에도 묻었다.


자춘 : 야!


분노한 자춘이 대학생들에게 쫓아가 세운다. 황당해하는 자춘.


자춘 : 학생들. 놀았으면 쓰레기를 치우고 가야지. (케챱 묻은 셔츠를 보여주며) 이게 뭐야. 묻었잖아.

대학생1 : 누가 맞으래요? 피하셨어야죠.


대학생1의 답변에 폭소를 터뜨리는 대학생들.


자춘 : 이 자식들이 안 되겠네. 너희 일루와. 쓰레기 다 치우고 가.

대학생2 : 아 꺼져-

자춘 : 꺼져? 야이 새끼들아 너희가 저렇게 해놓고 가면 누구보고 치우라고.

대학생2 : 저런 거 치우라고 우리가 세금내는 거 아니에요.

자춘 : 세금? 너희가 세금을 내?

대학생3 : 아 등록금에 포함 돼 있다고오!


대학생들이 자춘을 둘러싸고 몰아세우자 자춘은 덜컥 놀라 할 말을 잃는다. 그런데 어느새 현재가 다가와 폰으로 이 모습들을 찍고 있다. 폰을 든 모습이 마치 총을 겨운 모습 같다.


대학생1 : 뭐야?

현재 : 안녕하세요. 저희는 현자TV ‘A씨를 잡아라’인데요. 지금 한강 쓰레기 투기 관련해서 영상 만들고 있었거든요.

대학생2 : 아이 씨 찍지마!

현재 : 어, 지금 저 치려고 한 거예요? 지금 저희 피디님도 치려고 했죠? 학생들이 안 되겠네.

대학생1 : 아저씨들 뭐라고요? 현자TV? 현자타임이여 뭐여.

현재 : 지금 학생들 입고 있는 점퍼 보니까. 어디 보자.. ‘주.광.대.학.교.. 연극영화과.’ 아유.. 미래에 감독님 배우님들이셨네. 우리 채널에 올리면 벌써부터 팬들 생기겠다.


대학생들은 자신들에 신분이 노출되자 점점 얌전해 진다. 대학생 1이 더 설치려 하지만 대학생 2,3,4가 나서서 말린다.


대학생2 : 잠깐 화장실 다녀오려고 그런 거예요.

현재 : 그쵸?

자춘 : 화장실? 너희 이 자식들 아까..

대학생3 : (대학생 1에게 눈짓하며) 야.

대학생1 : 죄송합니다.

자춘 : 뭐라고!?

대학생1,2,3 : 죄송합니다.

현재 : 어우. 저기 막 바람에 날아가요. 저기 학생들 귀중품 있고 그런 거 아니에요?

대학생2 : 아.. 맞다.

현재 : 빨리 가서 챙기셔야겠어요.

대학생3 : 죄송.. 감사합니다..!


헐레벌떡 자신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를 주우러 가는 대학생들. 달려가는 대학생들을 폰 카메라로 따라가다가 끄는 현재. 폰을 쥐고 말없이 보는 현재의 표정이 심상치 않다. 이를 멍하니 보고 있는 자춘.


자춘 : 너.. 표정이 뭔가를 깨달은 느낌이다.

현재 : 이건 거 같애.

자춘 : 쉽지 않을 걸..

현재 : 쉽다고는 생각 안 해.

자춘 : 위험할 수도 있어.

현재 : 정의수호와 자존감을 동시에..

자춘 : 요즘 많이 힘들었구나.

현재 : 할거지?


자춘은 끌리지 않는 표정이지만 현재의 눈엔 어느새 자신감이 들어왔다.


자춘 : 아유. 난 잘 모르겠다.


S#15 초저녁 골목길

골목길에 숨어서 잠복하던 현재와 자춘(이하 현자)는 곧 골목길에 고양이 밥그릇을 놓는 캣맘을 발견하고는 달려 나가 카메라를 들이댄다.


현재 : 안녕하세요- 현자TV ‘A씨를 잡아라’에서 나왔습니다. 사유지에 계속 고양이 밥을 둬서 고양이 소리 때문에 괴롭다는 제보 듣고 왔는데요, 여기에 계속해서 고양이 밥 주시는 A씨 맞으신 가요?

캣맘 : 네? 그게 뭐에요..?

현재 : 고양이 밥 여기 계속 주셨죠?

캣맘 : ..네

현재 : 그럼 저희가 찾던 A씨가 맞네요. 여기 본인 거주지신가요?

캣맘 : ...아뇨.


현자가 캣맘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앞집 주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나온다.


앞집 주인 : 여기서 뭣들 하세요?

현재 : 아, 여기 함부로 고양이 밥을 주셔서 고양이 울음소리 때문에 괴롭다는 제보가 들어와서 저희가 캣맘분 인터뷰 좀 하고 있었어요.

앞집 주인 : 괴롭다고? 난 귀엽고 좋은데. 불쌍한 고양이들 밥주는 게 뭐 그리 잘못됐다고 사람을 이렇게 둘러싸고 못살게 굴어?

캣맘 : 그래요. 제가 뭐 죄졌어요? 당신들 누구시라고요?

현재 : 저..저희는 현자..


곧 옆집 주인이 나온다.


옆집 주인 : 아니 듣자듣자 하니까. 누가 그랬어요? 고양이 소리 듣기 좋다고. 사모님들만 귀엽고 좋으면 다예요? 난 잠을 못자요. 누구에요 길고양이 밥 준 거. 아줌마에요? 여기 아줌마네 집도 아니면서 고양이 밥을 왜 줘요? 나 아주 괴로워서 미치겠어.

캣맘 : 고양이들이 너무 배고파보여서요..

옆집 주인 : 고양이들이 배고파보이면 댁네 집에 데려가서 밥을 챙겨주던가. 왜 남에 집 옆에서 이 난리를 피워요?

앞집 주인 : 아유. 고양이 몇 마리 가지고 너무 예민하게 그러지 마시고..

옆집 주인 : 예민? 내가 요즘에 고양이 소리 때문에 수면제를 먹어요! 어따 대고 예민이래 예민이!

앞집 주인 : 아니 이 여편네가 어따 대고 소릴 질러!?

옆집 주인 : 뭐? 이 여편네?!


앞집 주인과 옆집 주인이 머리채를 잡고 싸우기 시작한다. 곧 현재가 싸움을 말리려 붙어보지만 양 집주인들의 싸움에 휘말리고 만다. 이를 보고는 은근히 도망치는 캣맘.


자춘 : (도망치는 캣맘으로 시선을 옮기며) 어! 어디가요!


자춘은 캣맘을 쫓아가고 현재는 집 주인들의 싸움에 휘말린 채 괴로워한다.


S#16 아침 등굣길

학교 앞 길가에서 중학생 준만과 함께 누군가를 기다리는 현자들. 곧 중학생 우식이 자전거를 타며 지나자 현자가 붙잡는다.


현재 : 어 잠깐잠깐.

우식 : 누구세요?

현재 : 어. 형들은 현자TV라는 데서 나왔는데 옆에 준만이 제보 받고 왔어. 우식이 맞지?

우식 : 예? (준만을 보자) 아. 짜증나.

현재 : 형들은 준만이 자전거 찾아주러 왔는데, 너가 준만이 자전거 가져간 A..씨니?

우식 : 아 이거 제거에요!

준만 : 거짓말 하지마! 저 자전거 제거에요! 바퀴에 자국있어요.

우식 : 미친놈아 이 자전거 내가 먼저 산거야!

준만 : 거짓말 하지마! 여기 핸들에 자국있어요!

우식 : 아 미치겠네.


현자들이 난감해 하는 가운데 우식과 준만의 공방은 푸르스름한 아침에서부터 해가 떠오를 때까지 이어지고, 곧 종소리와 함께 선생님으로 보이는 근엄한 중년이 나타나 아이들을 다그친다.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가고 나서도 현자는 선생님에게 따끔하게 혼이 난다.


S#17 오후 회사 현관

멀리서 회사 현관을 카메라로 보는 현자. 현관 앞에 검은색 옷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를 쓴 여자가 서성이며 서있다. 현자는 곧 여자에게 다가간다.


현재 : 제보 듣고 왔는데요. 혹시 매일 회사 앞에서 스토킹하시는 A씨 맞으시나요?

차연 : ...

현재 : 스토킹하시는 분 맞으시죠? 왜 이러시는 거예요?


현재가 추궁하자 여자는 얼굴을 감싸고 주저앉아 울어버린다. 멀리서 이를 지켜보던 20대 남자가 뛰쳐나온다.


남자 : 아니 그렇다고 사람을 울리면 어떡해요!

현재 : ..,네?

자춘 : 스토킹당해서 괴롭다면서요.

남자 : 그건 그런데요..!


남자는 주저앉아 우는 여자를 일으켜 세워주고 눈물을 닦아주고 안아준다. 그리고 둘은 포옹하고 진한 키스를 한다. 난감해하다가 박수를 쳐주는 현재. 하지만 곧 남자의 애인이 나타나고 키스를 하던 남자의 뒤통수를 때린다. 그러자 여자가 애인의 따귀를 때린다. 여자는 현재의 따귀를 때린다. 할 말을 잃은 현재.


S#18 새벽 주차장에 주차한 현재의 렌트카 안

지친 모습의 현재와 자춘이 고민 깊은 표정으로 차에 등을 켠 채 앉아있다.


자춘 : 우리 이러다가 사고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현재 : 조심해서 할게.

자춘 : 아니 조심해서 되는 게 아니라..

현재 : 우리가 여태까지 기획했던 것들이 너무 밍숭밍숭해서.. 좀 쎈 게 필요해.

자춘 : 구독자 세 명이야 미친놈아.

현재 : 채널이라는 게 언제 터질지 몰라요.

자춘 : 이러다 우리 인생 터져. 너 작년에 조선소에서 번 돈 얼마 남았어.


이때 누군가 차창을 두드린다. 초라한 행색, 가녀린 모습에 미인 유희다. 현재가 문을 열어주자

유희는 조심스레 차에 탄다. 유희가 차를 타고 서로들 인사를 나누지만 정적이 흐른다.


현재 : 제보하신 내용은 잘 확인 했습니다. 고생 많으셨겠어요..

유희 : 네..

자춘 : 그럼 남편분은 집에 안 들어 오신지..

유희 : 반 년 정도 됐어요.

현재 : 그럼 그동안 혼자서 아이를.. 생계가 많이 어려우시겠네요.

유희 : (울먹이며) 저는 맞는 것도 참을 수 있고.. 돈도 혼자 벌어도 되는데.. 우리 연숙이 아빠 없는 아이로 키우는 건.. 그건 절대 하고 싶지 않아서.. 꼭 좀 연숙이 아빠 좀 찾아주세요.. 부탁드립니다..

현재 : 네.. 저희가 꼭 찾을 수 있게 도와드리겠습니다.

자춘 : 주소는 저희한테 보내주신 주소 맞으시죠?

유희 : 네.. 거제도.

현재 : 네. 거제도.. 어, 제부도 아니에요?

유희 : 아뇨.. 연숙이 아빠 거제도에 있어요.


자춘은 폰으로 유희가 보낸 자료를 보다가 현재에게 귓속말로 말한다.


자춘 : 제부도라고 했는데..

유희 : 아..! 제가 그럼 애 보느랴 정신이 없어서.. 실수로 말씀드렸나 봐요.. 죄송합니다..

현재 : 아..

유희 : 그럼.. 거제도 까지는 어려울까요..? 아니면 제가 지금 나가서 돈이라도 좀 빌려볼까요?..

현재 : 아뇨아뇨.. 괜찮습니다. 어려우신데 저희가 도와드려야죠.

자춘 : (귓속말로) 불안한데..

현재 :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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