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지각이다.
오늘도 아이들을 부랴부랴 등원시키고, 수필 쓰기 수업을 듣기 위해 도서관으로 향한다. 일기가 아닌, 독자를 염두에 둔 수필을 쓰는 수업은 생각보다 무척이나 어렵다.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난 후, 다음 수업 전까지 글을 한 편 쓰고, 그 글을 다음 시간에 사람들 앞에서 낭독해야 한다. 그리고 낭독 후, 사람들은 내 글에 대한 품평을 남긴다.
수업에서 나는 매주 다른 사람들의 삶을 글로 만난다. 나이가 많든 적든, 저마다 겪어온 삶의 무게가 다르다. 누군가의 경험은 나에게는 낯설고, 때로는 그들의 이야기가 나를 깊이 흔들기도 한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도 내 글을 읽고 그 무게를 느낄까? 내가 담아낸 감정들이 그들에게도 닿을까?
글은 결국 사람을 보여준다. 낭독하는 이의 말투와 글의 길이, 그 속에 담긴 생각들이 겹쳐지면서 그 사람의 모습이 그려진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사람의 글에서는 커다란 말보따리가 느껴지고, 말투도 그만큼 풍부해진다. 나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막상 말이나 글로 표현할 재주가 부족해 글이 짧고 간단해지곤 한다. 내 글은 결국 나의 성격을 닮았다.
묵혀둔 생각, 떠다니는 고민, 마음속 수많은 잡념들. 그것들을 비워내고 싶은 갈망이 나로 하여금 글을 쓰게 만든다. 글을 쓰는 동안에는 복잡한 감정들이 정리되고, 마음속 어지러움이 조금씩 가라앉는다. 매주 글을 쓰며 느끼는 것은, 내가 쓴 글이 나 자신을 어떻게 드러내는지를 더 깊이 알게 된다는 것이다.
수필 쓰기 수업은 단순히 글을 잘 쓰기 위한 훈련이 아니다. 그것은 나를 돌아보고, 삶을 마주하는 시간이다. 독자를 염두에 두고 글을 쓰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만, 그 과정에서 내 생각과 감정이 어떻게 독자에게 전달될지 상상하는 것이 글쓰기를 더 깊이 있게 만들어준다.
매주 글을 쓰는 시간은 나에게 작은 휴식이자 도전이다. 나는 조금씩 더 나아가고, 나를 표현하는 방법도 서서히 찾아가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