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중년

by 채수아

남편은 예순 보다 세 살 많고

나는 예순 보다 한 살 적다


네 살 차이는 궁합도 안 본다는 말이 있지만,

우리도 남들 싸운 만큼 싸우고 살았다


사람 사는 거 다 비슷하다는

나이 들수록 점점 알아간다


아무 걱정 없어 보이는 친구도

못 할 깊은 고민이 있고


측은해 보이는 사람도

나름대로 행복한 조각들이 있다


내가 사랑해 줄 인연들이 있어 감사하고

나를 사랑해 주는 인연들이 있어 감사하다


매일 읽을 책이 있어 좋고

보고 싶은 영화와 드라마가 있어 좋다


늦가을 남편과 근처의 산을 다녀오며 찍었던

알록달록 고운 단풍 사진을 보며 미소 짓는다



우리 부부도 이렇게 물들어 가고 있겠지

인생의 가을을 지나고 있는 우리 두 사람이다


울퉁불퉁 모난 두 개의 돌이 만나

서로 부딪히던 긴 시간이 있었다


우리는 어느새 서로를 가슴에 품었고

서로의 부모가 되었다


원래 하나였던 두 사람이 만나

부부가 된다는 말을 이제야 안다


내가 남편인 듯도 하고

남편이 나인 듯도 하다


우리는 아기를 돌보듯 서로를 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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