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말을 종종 실감할 때가 있다. 갑자기 얼굴이 떠올라 만남 이후 처음으로 꽃바구니를 보냈더니, 그 선배 언니에게 전화가 왔다.
"난 지금 병 휴직 중이야. 조기암이라 수술하고 쉬고 있어. 학교에만 알렸는데 너에게 꽃이 배달되어 깜짝 놀랐어."
나도 깜짝 놀랐다. 몇 년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 침대 옆에 놓아두고 싶은 무드 등을 발견해서 글 작업을 끝내고 주문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날 오후 오랜만에 문학 후배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내 카톡으로 무드 등 선물을 보냈다는 말을 해서 깜짝 놀랐다. 핸드폰을 무음으로 해놓은 상태여서 열어보니 이미 카톡 선물이 도착해 있었다. 상황을 설명하니 후배는 언니가 원하는 선물이어서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무드 등 선물을 받은 후에 집에 있던 막내딸에게 그 이야기를 들려주니. 자기도 종종 느끼며 산다고 말했다.
"밖에 있을 때, 뭔가가 먹고 싶다고 생각하면 엄마가 그 음식을 해놓을 때가 있었어. 그게 난 정말 신기하더라고."
편도선염을 심하게 앓으면서 하루 종일 기침을 할 때가 있었다. 전문가 한 분이 향초를 머리맡에 두고 자 보라고 했다. 분명 효과가 있을 거라고. 그날 큰 딸의 친구가 내게 선물을 보냈다. 전문가가 말했던 그 향초였다
어느 날, 잘 알지 못하는 sns의 나그네 한 분이 쪽지를 보내셨다.
"오늘 하루 종일 많이 힘들었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고 마음이 정리가 되더군요. 좀 울었습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맙습니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있었던 일이다. 떡집에 들러 떡을 사려다가, 앞집 아이들 생각이 나서 우리 가족이 먹을 양보다 조금 더 많은 양의 떡을 샀다. 아이들 엄마는 집에 없었고, 사 남매 중 셋째 아이가 내 떡을 받았다. 그다음 날, 앞집 동생이 카톡을 보냈다. 전날 볼 일이 있어 외출을 했는데, 일이 제시간에 끝나지 않아서 마음이 매우 불안했다고. 배고플 아이들을 생각하며 동동거리고 집에 돌아왔더니, 내가 준 떡을 아이들이 다 먹고 놀고 있더라고. 너무나 놀랍고 감사했다고 했다
신기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연결되어 있는 이 세상이. 나는 이 모든 것을 '사랑'이라 부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