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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수아 Sep 08. 2024

 '마당세실극장'에서 내가 꾸었던 꿈

난 대학생이었을 때 연극에 미쳤었다. 그중 가장 많이 간 곳이 '마당세실극장'이었다. 난 거의 매주 연극을 보았다. 하루는 세실극장에서 연극을 보고 나오는데, 백발의 부부가 다정한 눈빛으로 대화를 하며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난 가만히 서서 계속 그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면서 하나의 다짐을 했다. 나도 나이 들어서 저런 모습으로 살아야겠다는.


난 결혼 후 남편과 함께 연극을 딱 한 편 보았고, 영화는 겨우 몇 편을 같이 보았다. 나이가 들면 더 자주 보려나? 그럴 가능성은 많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내 꿈을 이루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부부는 사귈 때도, 결혼 이후에도 늘 대화를 많이 하면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둘이 외식할 일이 있을 때는 꼭 카페에 가서 다정하고 긴 대화를 나누고 온다.  우리가 만나 살면서 모든 문제는 대화로 해결되었다. 우리는 서로에게 조언을 구하고 때로는 위로를 받는 절친으로 산다. 남편이 나의 가까운 친구라서 참 고맙고도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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