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친하게 지내던 동생을 두 명 만났다. 원래는 셋인데, 시아버님의 암 수술이 있어 한 명은 참석을 못 했다. 일 년 만의 만남이어서 만나자마자 부둥켜안았다.
예쁜 공원에서 사진을 찍고, 맛난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다. 그러다가 내 마음이 몹시 힘들어졌다. 한 동생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가, 그녀의 어린 시절의 큰 상처가 계속 그녀를 힘들게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었다. 우울증이 심해 자살을 하셨다고 한다. 죽으러 가는 엄마의 뒷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하니 얼마나 큰 트라우마를 안고 사는 걸까.
쉰이 넘은 나이,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면서 늘 그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슬픔이 안타까웠다. 집에 돌아와 내가 어두움에 빠졌다. 공감을 크게 하는 성향이어서 그녀의 힘듦이 내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마음이 답답했다. 가끔 숨이 쉬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던 그녀처럼 나도 조금은 그랬던 것 같다. 기도 목록에 그녀의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카톡을 했다."난 무조건 네 편이야"라는 이모티콘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