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하기만큼 중요한 빼기

2019.10.2의 기록

by 수현

"나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할 거야."

"이번 주까지 이거 다 해보려고."

"이 공모전도 해보고 싶은데, 할까?"


어떤 선택이든, 어떤 기회든 삶의 중요한 순간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그 순간 속에서 생각보다 얻는 것이 많다.

이 즐거움과 가치를 알기에 '할까? 말까? 고민할 때에는 그냥 해봐"라는 슬로건처럼 해보는 측을 택했다.

물론 그 슬로건대로 사는 방향을 택했기에 얻는 것도 많았다.

기회가 기회로 연결되기도 했고, 확실하지는 않지만, 선택에 있어서의 기준을 세우기에도 용이했다.


그러나 더하기에는 항상 책임이 따른다. 모든 일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책임과 각각의 일에 투자할 수 있는 에너지의 양이 줄어든다는 책임, 그리고 나만의 공백 속에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책임까지. 책임의 양은 늘어나지만, 막상 더하기 시작하면, 가시적으로 보이는 마무리에만 치중하게 된다.

책임의 양이 늘어난다는 생각도 망각한 채.


그래서 몇 번 후회한 적도 많다. 나아가고 있지만, 퇴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때도 있었기 때문에.


그럼에도 나는 아직까지도 더하기는 쉽지만, 빼기는 어려워하는 사람인 것 같다.

이 모든 것을 사회 탓으로 돌리는 것이 안일함으로 치부될 수 있지만, 무엇보다도 경쟁 사회에서 나 또한 20대의 한 청춘으로서 남과 경쟁하기 위해 좀 더 많은 아이템을 장착하고 싶었던 무의식이 작용한 것을 아닐까.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인식하지 못한 채 그냥 무조건 해본 것은 아닐까.


공자는 40세를 불혹이라고 칭했다. 즉, 세상일에 미혹함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세상일에 휘둘리거나 갈팡질팡하지 않다는 뜻. 어떤 뜻일까 생각해봤다. 나는 이 '미혹함이 없어진다는 것'이 곧 '더하기'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인 것 같다. 세상을 많이 경험해보고 나서 생기는 나만의 기준과 이 기준에 따라 '빼기'할 수 있는 능력 말이다.


"재미있을 것 같지만, 좋은 경험일 것 같지만, 나는 이번에는 안 하려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능력, 빼기의 능력.

어쩌면 빼기가 나의 삶의 플러스가 될 수 있다고, 나를 신뢰할 수 있는 능력.


공자도 이 지점을 이해했기에 40세가 불혹의 나이라고 하지 않았을까.

지금부터라도 나의 페이스에 맞는 '빼기'를 조금씩 시도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