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있게 살려다 유튜브를 시작하셨다는데
밀라논나를 알게 되었다. 은발의 숏컷 머리를 세련되게 고정시키고 자신의 얼굴에 꼭 맞는 안경 너머로 시종일관 여유로움을 내비치는 그녀에게서 '자유' 가 느껴졌다. 거드름을 피우는 것이 아니었다. 자만하는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자신의 삶을 자신의 뜻대로 살기 위해 노력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생기였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저래야 하는구나...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나는 밀라논나야' 라고 온 몸으로 말하고 있었다. 유튜브를 시작하며 만든 닉네임인 줄로만 알았더니 '밀라논나'란 '밀라노 할머니'라는 뜻이란다. 어떻게 된게 밀라노라는 말은 할머니한테 갖다붙여도 멋있을까.
유퀴즈는 틀리지 않았다. 또 한 번 내 마음을 흔드는 인물을 데려다 놨다. 그녀는 매일 눈 뜰 때 오늘은 또 얼마나 재미있을까를 생각한다고 했다. 매일이 설레는 날이라며 "Everyday is a new day." 라고 말하며 웃는 모습에 자기계발서 한 귀퉁이에서 흔히 보았을 법한 저 말이 그렇게나 멋지게 다가왔다.
"우리 마음대로 못 하는게 세상에 얼마나 많아요. 옷부터 마음대로 입으라고 조언해요. 입고 싶은 것부터 입으라고."
어딘지 울컥 눈물이 날 것만 같은 이 말이 비단 내 마음만 흔들었을까. 취준생부터 워킹맘까지 대한민국 각 층이 밀라논나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있는 중이다. 티브이 프로그램에 나와 몇 마디 한 것만으로도 가슴이 이렇게 시원한데 자신의 의사를 더욱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유튜브 클립은 오죽할까. 한 번 봤다가는 날을 샐지도 모른다.
볼펜 하나, 옷 하나 내 마음대로 못 고르면 그게 어디 내 인생인가.
내가 하고 싶은 일, 쓰고 싶은 글 못쓰면 그게 어디 내 인생인가.
비록 내 시간의 일정량을 직장에 내어주고 하루를 버티는 워킹맘이지만 직장에서도 내 인생은 누리고 싶다.
글씨가 잘 써지고 내 손에 꼭 맞아 쓸 때마다 기분좋은 펜을 손에 들고 맘에 쏙 들게 골라입은 옷을 입고서 밀라논나 그녀처럼 살아볼테다. 선택의 자유가 주는 생기를 온 몸으로 내뿜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