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흘러들어오는 스타벅스 쿠폰이 있다. 설문 조사를 했다든지, 경품으로 받는다든지, 혹은 지인들이 주는 스타벅스 커피쿠폰. 스타벅스에 자주 다녔을 때에는 쿠폰이 한가득이더라도 칼로리가 밥 두 세 공기는 거뜬히 넘는 프라푸치노를 주문하여 밥 대신 먹을 정도였으니 내 사전에 안 쓰고 사라지는 커피쿠폰이란 있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요즘은 여러 가지 이유로 카페를 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기간 만료로 날리는 쿠폰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일까지네? 내일은 꼭 들러야지.라고 결심해도 집에 들어온 순간 커피 쿠폰을 소진하기 위해 나가는 시간과 체력을 커피값과 비교하기 시작한다. 내가 시급 4천 원짜리 사람인가? 고작 4천 원 때문에 한 여름날 또 나가야 되는 건지, 기껏 씻었는데 오가면 땀이 날 테고 또다시 씻어야 하고, 저녁에 커피를 마시면 분명 잠이 오지 않을 거라며 게으른 나는 돈을 세는 나에게 그딴 게 뭐가 중요하냐고 핀잔을 준다.
그러나 스타벅스 매장의 영업 종료시간이 다가올수록 내가 버리게 될 커피 쿠폰이 아른거리며 지금이라도 갈까 하는 마음이 살살 올라온다. 땅 파면 돈이 나오니? 4천 원이 적은 돈이야? 오가면서 운동하는 셈 치고 좋잖아? 커피 마셔도 잠 잘 오잖아? 기분전환 겸 다녀오는 게 어때? 돈을 세는 나는 게으른 나에게 이제 그만 그 무거운 엉덩이 좀 들라고 호통을 친다.
할까 말까 고민될 때 어떤 사람은 하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하지 말라고 한다. 내용도 보지 않고 경험적으로 이쪽이 좋다, 저쪽이 좋다. 말해줘서 고맙고 편하기도 하다. 그분들에게 묻고 싶다. 지금 스타벅스매장 문 닫기 15분 전인데 가야 할까요 말아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