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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둥 Dec 28. 2022

긴 꿈

어쩌면 시일지도

   

그가 뒤통수를 쳤다 피가 흘렀다 시뻘건 눈물을 울었다 왜지? 억울하지만 억울하기보다 슬퍼하고 슬프기보다 아파하다 잠 속으로 끌려갔다          

옅은 잠을 부여잡고 깨어나지 않기 위해 눈 뜨지 않고 음악을 들었다 록커는 소리 지르며 리듬에 맞춰 머리를 흔들었다 머리카락 기억을 휘저

록커를 따라 목 너머 소리가 헤비메탈이 되어 나왔다 베이스가 웅웅 울고 기타가 쇳소리를 끌어내고 스네어를 내리치고 페달을 밟아대다 마지막까지 소리 질러!  

   

꿈 끝에 그가 내 뒤에 섰던 것도 같고 내가 그에게서 돌아섰던 것도 같고

지쳤던 것도 같고 싫었던 것도 같고  

얼굴이 흐릿해지고 눈물도 없고 핏자국도 없어 확인할 길이 없는 고통을 이리저리 만지작댔다

       

꿈을 털고,

그도 없고 록커도 없어서

그거 알아? 너의 형기는 끝났어, 지금까지 봐준 것은 네가 아니고 나야

소리 내어 내뱉었다     

고양이처럼 몸을 부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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