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기다림이 가장 적극적인 행동일 수 있다

그림이 된 문장

by 천둥

강아지를 무서워하지만, 오래 보면서 정이 든 강아지가 있다.

아버님 집에 있던 코코와 코비다. 처음 누님이 강아지들을 데려왔을 때, 아버님은 귀찮게 무슨 강아지냐고(아버님 언어로 말하자면 개새끼들) 싫다 하시더니 며칠도 되지 않아 '내 새끼'가 되어버렸다.

말로는 얘네가 얼마나 귀찮은지 모르겠다고 하시지만 당신 아니면 다른 누구 말도 안 듣는다는 걸 어찌나 자랑스러워하시던지. 가장 좋은 것은 뭐든지 강아지들 몫이 되어버려서 가족들과 밥 먹을 때면 언제나 다툼이 일어날 정도였다.


그런 아버님이 병원을 거쳐 요양원으로 가셨고 결국 몇 년 만에 돌아가셨다. 처음에 코코와 코비는 밖에서 엘리베이터 소리만 나도 현관문 앞에 서서 아버님을 기다렸다. 누님이 아버님을 뵙고 온 날이면 누님 다리에 들러붙어 쉬지 않고 냄새를 맡으며 짖어대곤 했다. 왜 혼자 왔냐는 나무람이 가득한 눈으로.

그날부터 코코는 현관 앞에 서있었다. 아무리 집으로 들어가라 해도 말을 듣지 않고 그 자리를 지켰다. 아버님이 결국 요양원으로 들어가신 날, 코코는 여느 때처럼 누님 다리에 들러붙지 않았다. 몇 번 누님 신발에 코를 킁킁대더니 말없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그 밤, 무리개다리를 건넜다. 코코는 알았던 것 같다. 아버님이 다시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아니, 코코가 기다릴 것을 알고 아버님이 마음을 전했나보다. 이제 그만 기다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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