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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없는 딸을 위해 꿈에 나오신 아빠

by 창가의 토토


오랜만이다

꿈꾸다가 울면서 깬 적이..


꿈에서 내가 언니에게 울면서 말하고 있었다.


“이 세상에 아빠만큼 나를 조건 없이 사랑해 준 사람은 없는데 그 걸 몰랐어.

그 말을 하면서 울고 있는 나

그런데 꿈에서 격하게 울다 보니 그 울음에 내가 깨버렸다.

그 울음 끝에서 채 끝을 내지 못하고 나는 현실에서도 울었다.

서글퍼서 울었고, 아빠에게 미안해서 울었다.




사실 최근 난 내 마음 편해보자고 아빠에 대한 그리움은 고이 접어 단단한 잠금장치에 봉인한 다음 마음방구석에 , 절대로 손이 닿지 않을 곳에 밀어 넣었다.

살면서 아빠가 미치도록 그립고 보고프면 내 마음이 너무 힘이 드니까, 아빠가 나에게 잘한 일보다, 우리 가족에게 잘한 것보다 , 오히려 서운하게 하고 마음 아프게 한 일들을 끄집어내며, 그리움을 원망으로 덮는 일을 하고 있었다.

아빠는 평생을 자식 보다 아내보다 본인 위주로 본인의 기쁨을 위해 사셨기 때문에 아빠는 원도 없다며, 이 세상 누가 아빠만큼 누리고 가셨겠냐며.. 아빠의 부재를 인정하는 동시에 내 마음이 편한 쪽으로 아빠를 이해했다.




최근에 남편이랑 크게 싸우고 난 후에, 결국 남편도 남이고 내가 서운하게 하면 그도 나에게 화를 낼 수도 있고 우리가 만약 이혼이라는 것을 하게 된다 가정하면, 서류적으로 정리가 되지만 부모자식 관계는 천륜으로 엮여있기 때문에 절대로 끊을 수 없다는 당연한 것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아빠가 나에게 애정 표현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금명이 아빠처럼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주지도 않았지만,

나에게 작은 선물 하나 주신 적 없지만,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해 주신 적이 없지만,

이 세상 그 누가 나에게 그렇게 절대적인 사랑을 줄 수 있을까?

만약 내가 인생에서 절망의 끝에 도달했을 때 주위에 아무도 없을 때 끝까지 내 손을 놓지 않을 사람들은 결국 나의 원가족, 그중에서도 부모가 아닐까


내가 아빠에게 받은 게 아무것도 없다며 아빠를 원망하고 미워할 때 우리 아빠가 그걸 곁에서 다 듣고 계셨나 보다.

얼마나 속이 상하시고 슬프셨을까.

나이가 50이 다 돼가도 이렇게 철이 안 들어서 내 중심적으로 살고 있는 나는 참 못된 년이다.



아빠..
이제 아빠 그만 미워할게요.
그리우면 그리워하고, 아프면 아파할게요.
천국에서 부디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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