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호흡은 나를 잇는 실이다.
2025.8월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느닷없이 불어난 체중이 거울 속의 나였고 상체를 앞으로 기울일때마다 이상하리 싶을 정도로 쿵 내려앉는 듯한 느낌. 심장병이 있나? 라는 불현듯한 생각에 우리 가문의 내력 중에도 혈관이 생각보다 다른 기관보다 약하다는 사실과 더해서 약간의 간담이 서늘해질 무렵이었다.
운동은 생각보다 좋아하는 타입이었다. 수영을 오래 했고 곧잘 재밌어 했기에 나름 운동에 대한 긍정은 있었다. '아 오늘은 절대 하지 않을거야'라는 등의 생각은 해보곤 했지만, 그래도 곧잘 24시간중에 1시간 정도는 운동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가슴통증이라니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렇게 건강도 챙기지 못하고 죽는걸까 난? 농담이다. 그럴것 까진 아닐거라 생각하며 코웃음치면서 자신을 위로했지만 그래도 한편으로 계속되는 걱정은 화장실에서 지나다니는 벌레를 봤지만 잡지못한 것처럼 계속 지속되었다.
이렇게 갑자기 운동을 하지 못해서라고 생각하기엔 내가 느낀 찌릿함이 여러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운동을 못하는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수영을 할 순 없었다. 광역시에 거주하고 있으므로 여기가 수영장입니다. 라고 광고하는 수영장들은 많았지만 그 중에 쓸만한 수영장을 찾지 못했다.
하물며 그래도 집과 수영장이 그나마 가깝다고 할지라도 이 수영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너무나 많았다. 25m레인에 단 5~6개다. 한 레인에 5사람만 들어가 있어도 꽤 그래도 복잡한 느낌인데 강습날이거나 눈치싸움에 실패하는 날이면 엮은 굴비마냥 그리고 동네수영장이 철인3종 경기마냥 옆사람을 치고 때리고, 발에 차이는 등의 현상이 많이 벌어지곤 한다. 수영은 전투다. 정말 그렇다고 생각한다.
나는 사람이 군집되어 있는 곳을 썩 좋아하지 않는다. 게다가 폐쇄된 공간안에서는 더더욱 해방감을 느끼기 어렵다. 수영이 좋았던 이유는 해방감을 느끼게 해준것에 있다. 하루종일 일하고 앉아 있다가 씻기위해 옷을 벗고 수영복으로 갈아입은 뒤, 정말 널찍한 수영장 공간에서 아찔하게 차가운 물에 뛰어드는 것은 해방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런 큰 시립수영장은 거리가 멀어 퇴근 뒤에 식사 후, 거리가 먼 수영장까지 다니기엔 큰 무리가 있었다. 그렇게 하루 이틀 다니지 못한 수영에 비례해서 몸도 찌들어갔다.
하루는 무거운 몸을 일으켜 향했던 수영장에 간신히 들어가서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갑자기 궁금해져서 체중을 오랜만에 쟀는데 왠걸 거의 76키로 이상에 육박하고 있었다. (지금은 67-68로 운영중이다.) 그래도 변한게 없다고 생각하는게 더 큰 문제다. 옛날과 나는 똑같다고 생각하지만 사진을 보면 과거의 날렵했던 나와 지금의 나는 너무 큰 차이가 있다. 더이상은 안된다고 생각하며 나는 러닝을 시작했다. 일단 러닝은 그나마 접근성이 좋다. 처음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걷다가도 얼마든지 달릴 수 있었다. 좋은 운동화가 아니어도 된다. 그저 '달리고 싶다'라는 생각까진 아니더라도 '달려야겠다' 싶으면 얼마든지 바닥만 박차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년시절, 아니 유년시절이라기엔 고등학교 쯤 되었으니까.. 청소년 시절에는 버스가 1대만 운행하는 시골에서 살았다. 1대가 다니는 만큼 배차시간도 2시간 30분 간격으로 악랄했는데 그 버스를 놓치는 순간에는 그나마 가까운 거리까지 버스를 타고 가서 비가 오든 낮이든 밤이든 집에는 가야 했다. 아버지가 많이 도와주시긴 했으나 방법이 없는 경우에는 7-8k 되는 길을 냅다 집까지 달려야 했다. 그게 첫 러닝의 시작이었다.
인스타를 켜보니 이미 러닝이 너무 힙한 운동이 되어있었다. 사람이 많아졌다. 그만큼 이 사람들과 같이 뛰어야 한다는 말일까? 마라톤 대회는 신청도 못한다더라 등등 여러 잡음이 있겠지만 내가 러닝을 하게 된 이유를 설명하며 그간 느낀 스트레스 점이나 성장시켰던 것을 이야기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