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에
별 감정은 없었지만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을
특별히 '작은' 행복이라 지칭하는 데에 있어
소확행이라는 말이 이내 야속해졌다.
물론 작가가 어떤 의도로 소확행을 말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작다', '소소하다'라는 단어 자체가
비교 대상을 두고 생겨난 말이니,
행복마저도 작은 행복, 큰 행복으로 구분지어
그 가치의 우열을 가려버리는 것 같아 속상해진다.
일상에서 쉬이 느낄 수 있는 행복들이
다른 어떠한 행복보다 덜 한,
작은 행복으로 평가 절하될 때
그게 왜 '작은' 행복이냐고
따져 묻고 싶은 삐뚠 마음도 든다.
곳곳에 널린 행복 모두가
그 크기를 따질 수 없는 소중한 행복인 것을.
하루키 역시 이 말이 하고 싶어서
소확행이란 말을 꺼냈을 테지만
'작은'이라는 말을 행복 앞에 붙이기란
내 행복에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