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ofu C Aug 13. 2018

충분한 공간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이

장난스럽지만은 않은 이유는

실제로 이불 밖 세상에서

몸도 마음도 지치는 일이 잦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이불 밖, 정확하겐 집 문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어떤 이유로든 의식적으로

나를 신경 쓸 수밖에 없게 된다.

홀로 있던 나는 여럿과 함께 하게 되고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맞닥뜨릴 수도 있게 된다.


하루에도 수십 가지의 일들이 벌어지는 세상 속에서

그럴듯하게 나를 내보이고 난 뒤 집으로 돌아와

내 방을 찾으면 몸도 마음도 한껏 편안해진다.


차 한 잔을 마시든, 음악을 듣든,

심지어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공간의 위치와 크기가 어떠하든

나만의 공간이라는 확신이 든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그 어느 곳에서보다 충분한 휴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아마 그곳에서 보낸 겹겹의 시간들이

여기까지 나를 이끌어오지 않았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소확행이 야속해졌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