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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퓨 Mar 28. 2022

나 이나간 빗

대나무였다 오랫적에 닳아 헤진 참빛.


조갯빛깔 무늬 닳아

묻어 쓰임 없고

버림없이 님 그리는 주인따라

뭘 빗는지 그리는지

한 많아 쓰다듬어

쌓여 얹어 나 일어나


주인 나 일어나니 누우시오

당신 은덕에 나 돗가비요

빗음 없어 빗인지 무엇인지

그리해서 내가 이리됐나

백골되어 내가 쓰다듬어

나 모를 한 대신받아 주인 기리오.


그 님 늦어 이제오네.

얼쭝덜쭝 발걸음이 나 모르나 당신이네

무서운 저 본적없이 주검 앉아 엉엉우니

딱하지만 매맞아라 서글프니 뭐하겠나

옆에 없어 무엇하나 나도 인제 쓰임없어

네 한인지 내 빗인지 나 돗가비오

매가 되어 빗이 되어

매를 맞아 아픔인지 빗을 보니 슬픔인지

엉엉울매 주인 기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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