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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M코칭랩 Feb 18. 2019

커리어코치가 읽은 어린왕자 1

잠재역량의 발견,  권력의 단순한 작동 기제

곧잘 어른들에게..특히 독서를 좀 즐긴다고 하시는…분들께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를 권하곤 합니다. 어린 시절 어린이 세계명작선으로 한두번 읽은 적이 있다고 하시면 가능하면 ‘지금’ ‘다시’ 읽어보시라고 추천합니다. 지극히 저의 개인적 성찰에서 비롯된 추천이기는 하지만 어른이 되기까지 꽤 긴 세월 동안 실패와 좌절, 허무, 소외 등의 부정적 경험을 겪어 오면서 마음 구석구석에 일관성 없이 담아두었던 크고 작은 감정들이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 보는 어린왕자를 통해 명쾌한 깨달음으로 바뀌는 재미있는 체험을 하시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4번을 읽었습니다만 나이 마흔 언저리가 되어서야 비로서 아..이게 이런 것이었구나! 하고 손바닥을 쳤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무슨 뱀 속에 코끼리가 들어가 있고, 장미꽃과 여우가 잠깐 등장하는 별 재미도 없고, 무슨 말인지 와닿지도 않는 난해하기 짝이 없으며 도데체 왜 그토록 유명한 명작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 얆팍한 책 한권일 뿐이었습니다. 수십 년의 삶을 살아 오면서 개인의 삶이 배경 서사가 될 때쯤에야 드디어 머리와 가슴, 이성과 감성에 울림을 준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글을 쓰기 위해 오랜 만에 다시 펴 들고 예전에 밑줄 그었던 문장들을 정리해나가다가 예상치 못했던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것은 그저 어른들에게 삶의 통찰을 주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가 아니라 ‘커리어’ 라는 관점으로 접근하고 해석해 볼만한 내용들도 많다는 것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 동안 제게 있었던 큰 변화는 애니메이션 PD에서 커리어코치가 되었다는 것이었으며 애니메이션 PD가 아닌 커리어코치로서 독자 여러분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풀어 나갈 수 있는 적절한 문장들을 책 곳곳에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처음의 글 작성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  ‘커리어’라는 관점에서 어린왕자의 문장들을 접근해보겠습니다.


‘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일' 이었다. 그래서 어린 왕자는 휴화산도 똑같이 청소했다.’

 

- 보이지 않는 잠재 역량에 대한 탐색과 개발이 필요하다.

 

어린왕자의 별에는 두개의 활화산과 하나의 휴화산이 있었습니다. 아침식사를 따뜻하게 데울 수 있는 등 요긴하게 사용되던 활화산을 어린왕자는 늘 깔끔하게 청소를 하였습니다. 그러다 자신의 별을 떠나기로 결심한 후, 그는 활화산 뿐 아니라 ‘휴화산’도 똑같이 청소를 합니다. 휴화산이 언젠가 활화산이 될 수도 있는 등 언제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그때를 대비해서 준비를 해 둔 것이었죠.


커리어 관점에서 ‘휴화산’과 ‘대비 준비’ 라는 2가지를 볼 수 있습니다.  ‘스펜서와 스펜서의 역량 빙산 모델’ 에 따르면 역량은 지식, 기술 등 보이는 역량(Tangible Competency)과 자기개념, 특질, 동기 등의 보이지 않는 역량(Intangible Compentency)으로 구분 됩니다. 활화산은 겉으로 보이는 재능과 역량, 에너지 등이라고 할 수 있겠고 그러한 것들은 보이는 만큼 활용도 잘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관리도 수월하고, 계속 강화를 시켜야 할 것입니다. 현재는 쓰임받지 못하고, 또 언제 쓰여질지도 모를 잠재되어 있는 휴화산 같은 역량들. 그러나 그것은 분출되지 못한 체 그 에너지를 계속 응축해 오고 있는데 언제 어떤 순간에 폭발한다면 매우 강력한 에너지가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양적 측면에서도 수면 위의 드러난 부분이 비해 훨씬 큰 것입니다.

어린왕자는 미래의 그런 어떤 날을 위해서 비록 별을 떠나면서 ‘청소’, 즉 준비해 두는 것을 잊지 않았던 것입니다. 보이는 역량만으로는 성과를 내고 자기 성장을 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자신의 보이지 않는 역량이 무엇인지를 잘 탐색하고 그것을 장기적으로 꾸준히 개발하고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왕에게는 세상이 아주 단순하다는 것을 어린 왕자는 몰랐다. 왕에게는 모든 사람이 다 자신의 신하였던 것이다.’

 

- 이해할 수 없는 권력의 작동 방식에 ‘을’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어린 왕자는 자신의 별을 떠나 우선 가까운 별부터 찾아갔습니다. 그곳에는 왕이 있었습니다. 왕은 어린 왕자를 보자 마자 ‘오! 신하가 한명 왔구나’ 라고 반가워했는데, 어린 왕자는 자신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왕이 자신을 어떻게 알아 본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유는 의외로 매우 간단했습니다. 그 별의 왕은 한명 뿐이었기에 왕은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은 그 누구든 모두 자신의 신하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세상은 매우 복잡한 것 같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매우 단순하기도 합니다. 특히 조직에서의 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단순 명료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다수의 암묵적 동의에 의해 작동되는 그러한 권력 작동 방식과 행태가 반드시 옳거나 틀리다고 할 수도 없습니다. 어린왕자가 찾아 간 별의 왕은 이치에 맞지 않는 명령을 내리기도 하고 모든 것이 자신에게 복종할 것을 명합니다. 이런 왕을 이해할 수 없었던 어린왕자는 ‘어른들은 참 이상해’ 라고 생각하며 그 별을 떠납니다.



조직 속에서 권력의 힘은 막강하지만 모순을 많이 안고 있기도 합니다. 권력의 작동기제가 언제나 특정한 모습만이 바람직한 것도 아니며 시대와 상황과 조건에 따라 변화를 수용하여야 할 때도 많습니다.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자신의 신하이다 라고 여기는 왕을 이해하지 못하고 떠난 어린왕자. 우리가 원치 않는 방식으로 권력이 작동되고 있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하여야 할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는 이야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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