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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은 May 16. 2021

독서를 다시 시작하려는 사람에게 추천하는 얇은 책

<그리운 메이 아줌마>를 읽고

 그러던 어느 날, 오브 아저씨와 메이 아줌마가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찾아왔고, 조그만 여자애를 보자마자 작은 천사라고 여기며 나를 자신들의 집으로 데려갔다.

 ― <그리운 메이 아줌마>, 신시아 라일런트 지음



 내용을 이미 다 알면서도 다시 읽고 싶은 책이 있다. 분명 읽었는데도 읽을 때마다 문장이 주는 울림에 마음이 덜컹 흔들리는 책. 그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어서 매번 알면서도 읽고, 그러면 또 눈물이 핑 돈다. <그리운 메이 아줌마>가 내게는 바로 그런 책이다. 오브 아저씨와 살고 있는 열두살 짜리 서머라는 어린아이의 시점에서 담담하게 전개되는 짧은 이야기. 무엇에 관한 책이냐고 하면, 상실과 사랑, 그것도 사람을 살게 하고 땅 위에 발을 단단히 붙들어놓는 사랑에 관한 책이라고 하겠다.





 주인공 메이는 고아원에 있다가 형편이 넉넉치 않지만 사랑이 넘치는 메이 아줌마와 오브 아저씨에게 입양되었는데, 이야기는 메이 아줌마가 돌아가신 이후부터 시작한다. 메이 아줌마를 너무도 그리워하는 오브 아저씨와 메이에게는 클리터스라는 꽤나 괴짜 같은 소년이 찾아와 곧 어울리게 된다. 메이는 클리터스에게 꽤나 적대감을 갖지만, 이내 그 소년이 가진 특별하고 다정한 능력을 알게 된다. 




 지금 메이 아줌마가 여기 있다면, 나와 클리터스에게 말했을 것이다. 사람이든 물건이든 우리에게서 떨어져 나가려는 것들은 꼭 붙잠으라고. 우리는 모두 함께 살아가도록 태어났으니 서로를 꼭 붙들라고. 우리는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게 마련이니까.




 이 단순하고 짧은 이야기에 담겨있는 내용이 너무나 커서,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쓸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아니나다를까, 작가의 자전적인 내용이 섞인 이야기라고 한다. 내가 몹시 현실로부터 기초해있을 것 같다고 여긴 건 바로 이런 장면과 요소들이었다. 실용성이라곤 없는 바람개비를 만드는 상이군인인 오브 아저씨나 메이를 자랑스럽게 여겨서 그들을 유일무이한 소중한 존재로 여기는 메이 아줌마나, 큰 비탄에 빠져 일상생활을 영위할 능력을 잃어버린 오브 아저씨가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 할 줄 아는 능력'을 가진 것을 크게 칭찬하는 내용이나, 문득 새가 날아가는 내용을 보고 메이 아줌마와의 작별을 실감하여 울음을 터뜨리는 메이에 관한 장면 등등. 

 




 이 책이 더욱 사랑스러운 건, 내용에 걸맞는 귀엽고 따뜻한 그림체의 삽화가 함께 있기 때문이다. 이 얇고 잘 읽히는 책을 오랜만에 독서를 시작해볼까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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