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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은 Jun 10. 2021

행복할 수 있는 힘


어느 순간 행복도 노력이 필요한 일이라는 걸 충격과 함께 깨달은 뒤, 그렇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내 생각은 계속 바뀌어왔다. 처음에는, 행복은 부지런한 자의 것이라고 생각했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스스로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일들로 일상을 촘촘히 채워갈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그 다음에는, 본인이 행복할 수 있는 정도의 돈벌이를 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직장을 잡고, 자립할 수 있는 능력, 예컨대 자제력이나 어느 정도의 총명함이 중요하다고도 생각했고,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지낼 줄 알아야한다고도 생각했다. 그러나 생각은 자꾸만 변해서, 여전히 사람마다 시기마다 '행복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게 있다고는 믿지만, 결국은 개인의 바지런함이나 사회성, 최소한의 경제력을 차치하고, 결국은 마음의 힘에 달려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믿을 수 있는, 그렇지 않다면 적어도 상상할 수 있는 힘.



요즘 영성과 관련된 일련의 책을 읽으면서, 결국은 이 모든 책들이 하는 말이 같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을 살 것, 범사에 감사할 것, 그리고 당신의 삶을 축제로 만들 것.



삶을 축제로 만드는 것, 이것은 의지도 자제력도 아닌 용기에 달렸다. 지금까지 살아온 세상을 벗어나, 전혀 모르는 세계로 갈 용기, 마음껏 행복해도 괜찮다는 용기.



나는 지금껏 세상의 비틀어진 부분, 사람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먼저 보고 내가 떠안을 수 있는 위험을 최소화하는 사람이고자 했다. 시니컬해지고 웃음이 없어져가는 건 세상을 알아가는 과정, 점차 성숙해지면서 필연적으로 습득하는 태도라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세상만사는 연결되어 있고 나는 내가 보는 세상을 만들어갈 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니까, 지금까지의 내 태도가 부끄럽다는 의미이다.



사람을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눈이다. 세상을 보는 눈. 그 눈이 세상을 팍팍하고 위험한 정글로 보는지, 사기꾼과 비열한 자가 넘쳐나는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보는지, 혹은 사랑이 넘치는 축복의 장소로 보는지, 이것은 오로지 선택에 달렸으며, 나는 현명한 선택을 하고 싶다. 그리고, 좋은 눈을 가진 사람을 주위에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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