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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은 Jun 11. 2021

오늘은 신나는 일이 가득한 하루가 될거야


직장인 사춘기가 온 것 같다. 입버릇처럼 인생이 엄청 신나고 짜릿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있다. 지금 당장 큰 어려움은 없지만, 심심한 일상에 소금을 좀 치고 싶다고 할까.



오늘은 휴가라 아침 일찍 공원을 다녀왔다. 신나게 좋아하는 운동기구를 잡고 걷고 있자니, 감정은 결과물일 뿐이라는 명상 선생님의 가르침이 생각났다. 배고플 때는 밥을 먹어야 배가 불러지듯, 신나는 일을 해야 비로소 신나는 것을 그동안 엉뚱한 불평을 하고 있었다. 무료하지 않게 매일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즐거운 일들을 하나씩 내 일상에 뿌려넣기.



해외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는 길에 늘 하는 생각이 있다. 내 모든 일상을 특별한 여행으로 만드는 것, 그것만이 진정 삶을 살아가는 방법이며, 행복할 수 있는 길이라고. 지치거나 따분해서, 아니면 힘들거나 화가 나서 스마트폰을 한참 들여다가 문득 내가 찾는 것은 절대 여기에 없다는 걸 실감할 때가 있다. 무엇이든, 내 두 발과 손을 움직여야 얻을 수 있는 것만이 내 삶을 반질반질하게 닦아줄 수 있다.



부드러운 이불에 발가락을 파묻는 것, 따뜻한 허브차를 마시며 몸을 녹이는 것, 퇴근 후에 뒹굴거리며 엄마와 수다떠는 것, 일상에서의 행복은 생각보다 아주 작은 데서도 찾을 수 있다. 나를 아이처럼 달래고 챙겨주는 것, 내게 너무 부족하지만 가꾸고 있는 태도이다.



그러나 휴가는 치트키다. 게임에서 유료결제 아이템같은 거다. 무엇을 하든 혹은 하지 않든, 웬만해서는 행복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오늘은 일단 가고 싶던 전시회를 몇 개 가려고 예약해두었다. 사고 싶던 운동화도 사고, 점심에는 맛없고 부실한 구내식당 대신 근사한 브런치를 먹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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