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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은 Jun 17. 2021

나를 손쉽게 행복하게 만드는 일


요즘 저녁이면 공원에 가서 선선한 공기를 즐기며 가벼운 운동하는 게 나의 낙이다. 내가 좋아하는 타원형 걷기라는 운동기구를 열심히 하다가,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니 연보라색부터 연남색까지 온갖 색으로 물든 하늘 위에 손톱 조각같은 하얀 달이 떠올라있었다. 답답해서 나온 공원인데, 순식간에 행복해졌고,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게 이렇게 쉬운 일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여러 방법들을 알고, 언제든 써먹을 줄 아는 사람,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 인생의 시기와 계절에 따라서 달라지는 나의 상태에 가장 적절한 처방약이 무엇인지 알고 내 마음을 다스릴 줄 아는 사람. 그러려면 내게 맞지 않는 옷도 입어보고, 결이 다른 사람들도 만나보고, 영 내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모험들도 떠나볼 필요가 있다. 사람을 알고 친해지는 과정이란, 설령 그 사람이 나 자신이어도 무릇 그런 것일 테니까.



지금까지 내가 찾아낸 행복이란, 고생스러웠던 하루 끝에 따뜻한 물로 하는 샤워, 운동한 지 20분이 정도 지났을 때 느껴지는, 계속 운동하고 싶은 보람과 희열, 꼭 내 마음같은 책을 만났을 때 얻는 충족감, 내게 꼭 필요한 책이 날 부르는 소리에 가만히 귀기울이며 책장 사이를 오갈 때 느껴지는 여유와 설렘, 마음속에 품어왔던 이야기들을 한바닥 잘 정리하여 마침내 완성했을 때의 후련함 등등.



내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행복들이 얼마나 더 남아있을까. 내가 늘 마음에 새기곤 들여다보는 말처럼, "The best has yet to c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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